[박내정 기자] 중국의 반체제 인권운동가인 해리 우(중국명 吳弘達·오홍달)가 부인과 함께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초청으로 26일 오후 서울에 왔다.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우 부부는 김포공항에서 「방한목적을 벗어난 활동을 할 경우 추방당할 수도 있다」는 내용의 경고장을 받는 등 중국과의 외교관계를 의식한 한국정부의 「경계조치」로 순탄치 않은 첫날을 보냈다. 그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일부 호텔에서 투숙을 거부, 숙소를 찾는데도 애를 먹었다. 우는 그러나 기자와의 단독인터뷰에서 중국정부의 인권정책을 신랄히 비판, 한국정부의 경고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미국시민권을 가지지 않았다면 내가 이렇게 한국을 방문, 중국인권을 언급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서방세계는 중국이 많이 변했다지만 魏京生(위경생) 王丹(왕단) 등 반체제인사들에 대한 탄압을 보면 중국은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고 주장했다. 우는 또 「소수의 반체제인사 문제에 앞서 12억 중국인을 먹여살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인권문제」라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 『절대 「소수의 문제」가 아니다』고 반박하고 『미국무부의 인권보고서에 나타났듯 중국 북한 베트남 등 공산권국가들은 매우 열악한 인권상황에 처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인권상황 등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했으나 92년 韓中(한중)수교에 대해서는 『매우 잘된 일이며 우호관계가 지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1960년 중국지질대 재학중 구소련 및 중국 공산당을 비판하다 체포돼 19년간 복역했던 우는 85년 미 버클리의 캘리포니아대 교환교수로 미국을 방문한 뒤 중국의 열악한 인권상황을 전세계에 알려왔다. 지난 95년엔 중국 변경지역에서 죄수노동 등 인권탄압 사례를 취재하다 체포돼 美中(미중)인권논쟁을 재연시켰으며 미국으로 추방된 뒤에도 전세계를 순회하며 중국 인권상황 개선에 힘쓰고 있다. 우는 31일까지 한국에 머물며 서울대강연 등을 통해 중국 인권상황의 심각성을 국내에 널리 알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