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레일 열차
> 5월의 태양이 대지를 데우면 로키산정의 만년설과 빙하도 녹기 시작한다. 코발트빛 하늘로 솟구친 로키의 고봉들이 한풀 기세를 누그러뜨리는 5월의 중순. 북반구의 계절은 여름으로 치닫는 때다. 그러나 로키는 이제야 긴 동면을 깨고 생명의 윤회를 다시금 시작한다. 「로키 마운틴 하이」를 부르는 존 덴버의 청아한 목소리가 다시금 생각나는 때도 이즈음이다. 에드먼턴에서 오른 재스퍼행 열차는 북미의 대평원을 지나 로키를 향해서쪽으로 달린다. 언뜻언뜻 차창 밖으로 산봉우리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로키산맥이다. 정상의 흰 눈은 아직도 성성하지만 겨우내 얼었던 호수는 모두 녹아 파란 하늘을 담고 있다. 재스퍼역. 서부시대의 시골 역사를 연상케 한다. 그 소박함에 머리가 수그러졌다. 이곳이 캐나다 최대인 재스퍼국립공원의 중심이다. 그러나 공원 어디를 가도 이보다 화려한 곳은 없다. 풀섶 하나, 돌멩이 한개도 모두가 제자리, 제모습 그대로다. 해발 2천, 3천m의 무수한 산과 봉, 그리고 호수로 가득한 재스퍼국립공원. 풋풋한 자연의 싱그러움이 눈으로도 느껴진다. 「로키의 보석」 밴프로 발길을 돌렸다. 거리는 2백87㎞, 북에서 남으로 향한다. 여행객을 실은 코치버스는 「아이스필드 파크웨이」를 달린다. 이 길은 캐나디안 로키에서도 가장 경치가 아름다운 도로. 도중에는 북미최대의 컬럼비아빙원 곁을 지난다. 재스퍼를 떠난 이후 버스 오른편으로 로키의 고봉과 빙하 호수 그리고 강이 한시도 떠나지 않는다. 그러다 어디선가 그 빙하가 내 발아래 놓인다. 컬럼비아빙원이다. 거대한 바퀴로 움직이는 6륜구동 설상차에 올라 만년설과 빙하지대로 여행을 떠난다. 밴프에 도착하기에 앞서 버스는 레이크루이스에 잠시 들른다. 두 산자락 사이로 펼쳐지는 빙하의 장관에 호수까지 볼 수 있어 금상첨화다. 버스가 밴프로 향하는 길가에서 큰뿔산양이며 엘크(뿔이 큰 사슴) 같은 야생동물들을 만난다. 한밤중 밴프의 어퍼핫스프링의 야외 온천풀에 몸을 담그면서 다시 한번 캐나디안 로키의 매력을 몸으로 느껴본다. [열차여행 상품] 캐나디안 로키로 신혼여행을 떠나는 커플이라면 열차편이 좋다. 로키의 비경을 감상하면서 신혼생활에 대한 설계도 하고 여유있게 여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캐나다에서의 출발지는 밴쿠버. 서울∼밴쿠버직항편이 있어 편리하고 시간여유만 있다면 밴쿠버 관광도 겸할 수 있어 좋다. 밴쿠버에서 로키를 여행하는 열차편은 비아레일과 로키마운틴 레일투어 두 종류가 있다. 모두 1박2일짜리이지만 비아레일은 침대칸 탑승인데 비해 로키마운틴레일투어는 로키산맥의 작은 마을 캠루프스의 호텔에서 하룻밤을 지내는 패키지형이다. ▼비아레일〓밴쿠버(밤8시출발)∼재스퍼(낮1시45분도착)구간만 운행한다. 더블룸 침대칸을 사용할 경우 한사람당 경비는 5백80 캐나디안달러. 아침식사를 제공한다. 재스퍼에서는 브루스터라인 코치투어로 재스퍼 밴프국립공원, 컬럼비아빙원 투어를 하며 밴프까지 갈 수 있다. ▼로키마운틴레일투어〓밴쿠버(오전8시출발)∼캠루프스(1박)∼재스퍼 코스가 좋다. 패키지 가격(식사 가이드 포함)은 한사람당 5백65, 9백65캐나디안달러(더블룸 사용) 두 종류가 있다. 밴프∼캘거리구간 열차 이용시에는 60달러를 추가한다. ▼숙박〓6∼10월은 예약을 해야만 현지에서 숙박할 수 있을만큼 붐빈다. 한국에서는 저렴한 방을 예약하기 어려우므로 현지에서 직접 부닥치는 것이 낫다. 밴프에는 유스호스텔도 있고 케이키거리와 코나프트거리에는 싼 민박집도 꽤 있다. 더블룸이 25∼40캐나디안달러 정도.열차표 예매는 서울항공여행사에서 맡고 있다. 02―755―96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