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진기자] 세계적인 메모리 반도체 생산국인 우리나라가 반도체업계의 민간협의기구인 세계반도체협의회(SC)에 불참할 가능성이 높아져 국내 업체들의 타격이 예상된다. 한국반도체협회 文程煥(문정환·LG반도체대표이사)회장은 27일 『SC측이 조건으로 제시한 관세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현재로서는 다음달 11일 하와이에서 열리는 창립총회에 참가하기 힘든 형편』이라고 말했다. SC는 美日(미일)반도체 쌍무협정이 다자간협의회로 전환하면서 기존의 반도체 민간기구를 모두 통합해 출범하는 「반도체업계의 세계무역기구」다. 당초 한국 미국 일본 EU를 정회원으로 하고 대만 캐나다가 준회원으로 참가하는 형태로 골격이 잡혔으나 SC측이 참가조건으로 제시한 관세의 50% 삭감요구가 걸림돌이 돼 한국만 불참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SC가 요구한 관세인하 일정은 올해 4%, 98년 2%, 99년 0%이며 현재 한국정부가 정보산업무역협정(ITA)에 제시한 일정은 올해 6%, 98년 4%, 99년 0%. 반면 EU는 올해 관세를 지난해에 비해 50% 삭감한 3.5%로 확정해 정회원으로 SC에 가입한다. 우리나라가 이 회의에 불참하게 될 경우 반도체제품의 표준제정시 한국측의 입장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해외시장에서의 덤핑규제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 어려워진다. 金治洛(김치락)반도체협회 부회장은 『당장 눈에 보이는 피해는 없지만 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경우 어떤 논의가 이뤄지는지 우리는 알 수 없게 돼 업체가 방향설정을할때크게불리해진다』고말했다. 통상산업부의 한 관계자는 『업계의 요구를 받아들여 관세인하요구서를 재정경제원에 제출해 놓은 상태』라며 『현재 제네바에서 ITA 협의에 참가하고 있는 실무진이 돌아오는 대로 협의를 재개해 추후에라도 가입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