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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순 최은순할머니,행상하며 모은 1억원 전북대에 장학금

입력 | 1997-03-27 19:55:00


[전주〓김광오기자] 팔순의 할머니가 40년간 행상과 삯바느질로 모은 현금 1억원을 대학에 장학금으로 선뜻 내놓았다. 전북 전주시 완산구 원당동 추동마을 崔恩順(최은순·80)할머니는 27일 전북대를 방문,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써달라며 張明洙(장명수)총장에게 1억원을 전달했다. 스무살때 결혼한 최할머니가 홀몸으로 험한 생활전선에 뛰어든 것은 지난 57년 남편이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40세때였다. 자식이 없었던 최할머니는 낮에는 고구마나 떡 행상을 하고 밤이면 길쌈이나 삯바느질을 했다. 최할머니는 지난 40년간 광주리를 머리에 이고 다닌 탓에 머리카락이 빠져 머리 한가운데가 휑하니 비어 있다. 버스비를 아끼느라 추동마을에서 전주시내까지 7,8㎞를 걸어다녀 「자린고비」 소리도 수없이 들어왔다. 『길쌈을 하면서 쏟아지는 잠을 쫓기 위해 속눈썹을 하나씩 뽑기도 했고 새벽녘 배고픔을 참기 위해 빈속에 고추장을 퍼먹기도 했습니다』 돈 한푼이 생길때마다 은행을 찾았다는 최할머니는 『늙은이 혼자 사는데 집 한채와 약간의 용돈이면 족하다』며 평생 모았던 1억원을 이날 전북대에 기증했다. 한편 전북대는 「최은순장학회」를 만들어 어려운 학생을 도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