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굴된「장천1호」천장벽화
【집안〓이병기기자】 옛 고구려인들의 생활상과 정신 예술세계 등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중국 길림(吉林)성 집안(集安)시 장천(長川)1, 2호 고분내 벽화들이 지난해 8월 한꺼번에 통째로 도굴당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본사 취재진이 현지고분을 답사,마을주민과 길림성 고위관계자를 통해 확인한 것이다. 주중 한국대사관측은 27일 이와 관련, 『중국 중앙정부 공안당국이 사실 확인과 함께 사건발생 직후 수사본부를 설치해 범인검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장천 1호고분은 행렬도 수렵도 사신도 예불도 씨름도 등 5점의 벽화가 그려져 있어 「고구려 벽화의 전시장」으로 불리는 대표적 고구려 고분이다. 한국학자들에게는 공개된 적이 없는 장천 2호고분은 중국측자료에 세가지 이상의 벽화가 그려져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현지 박물관 및 공안관계자들은 『지난해 8월초 장천 1호고분의 철제문이 뜯긴 채 내부에 있던 벽화가 통째로 없어지고 미공개인 2호고분마저 파헤쳐져 도굴당한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당시 신고를 접수한 집안박물관측은 즉각 이 사실을 중앙정부에 보고했고 중앙정부측은 1호고분의 입구를 콘크리트로 완전봉쇄, 도굴사실을 비밀에 부친 채 범인검거에 나섰으나 아직까지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집안시 고위관계자는 『장천고분벽화는 벽돌위에 석회를 칠하고 그 위에 그림을 그렸는데 석회부분만 감쪽같이 뜯겨 나갔다』며 『고분내부에 파손된 벽화조각조차 없는 것으로 보아 전문적인 도굴단의 소행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