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진기자]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 수술로봇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등장했다. 영동세브란스병원 지훈상교수팀(일반외과)은 이달초 복강경 수술에 쓰이는 로봇팔 「이솝(AESOP)」을 도입, 담낭제거술 등 12건의 수술을 실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로봇은 수술할 때 사람의 몸속에 삽입된 복강경을 움직여 의사가 원하는 부위를 모니터로 볼 수 있도록 조종하는 역할을 한다. 의사가 「집어 넣어(Move In)」「오른쪽으로(Move Right)」 「멈춰(Stop)」 등의 명령을 내리면 로봇이 말을 이해하고 복강경을 정확하게 움직여 수술부위를 보여준다. 로봇이 이해하는 단어는 10여개에 불과하지만 수술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수술 전에 미리 입력된 의사의 음성만 알아듣기 때문에 잡음으로 인한 오동작의 위험도 없다. 지교수는 『사람이 손으로 복강경을 조절할 때보다 화면이 흔들리지 않아 수술에 집중할 수 있고 수술시간도 절반으로 단축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메스를 몸속에 집어 넣어 병든부위를 잘라내고 꿰매야 하는 작업은 여전히 의사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