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4년 발생한 성수대교 붕괴사고를 빼닮은 「미국판 형님」이 있었던 사실을 3년만 미리 알았더라도…』
서울 성수대교와 흡사한 미국 교량이 14년전 성수대교와 비슷하게 붕괴된 사례를 최근 확인한 서울시의 몇몇 고위간부들은 때늦은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이 사례를 진작 알았더라면 성수대교의 안전점검이나 관리에 대해 한 수 배워 대형참사를 예방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만시지탄(晩時之歎)이었다.
「미국판 성수대교」는 코네티컷주 턴파이크에 있는 마이어너스강(江)다리로 지난 83년 교각과 교각 사이의 상판 일부가 그대로 주저앉았다. 인명피해는 사망 3명으로 그다지 많지 않았다.
이 다리는 성수대교를 빼 닮았다. 교각이 받쳐주는 상부구조물 사이에 상판 등이 매달려 있는 게르바교 형태로 이를 연결하는 핀이 끊어지면서 다리가 붕괴됐다.
핀 용접이 엉망이었던 성수대교나 핀 두께가 기준의 절반밖에 되지 않았던 마이어너스강 다리는 부실이라는 점에서 난형난제(難兄難弟). 하루 통행량도 10만대 가량으로 비슷했다.
차이가 있다면 마이어너스강 다리는 트러스구조가 아니라 대부분의 한강다리와 같은 판형교(板形橋)였다. 붕괴될 때의 나이는 성수대교가 15년으로 11년 아래.
마이어너스강 다리 붕괴에 관한 정보는 지난 2월 서울시 徐茂田(서무전)도시계획국장이 해외출장중 찾아낸 것. 서국장은 당시 구입한 「왜 구조물은 붕괴하는가」라는 책에서 조목 조목 적힌 붕괴사례 가운데 마이어너스강 다리사례를 발견, 이 부분을 복사해 동료 간부들에게 전했다.
이를 읽은 한 간부는 『게르바교 형태는 50년대말 유행했으나 이같은 취약점이 있었는지에 대해 서울시에서는 거의 몰랐을 것』이라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일어나지 않으려면 많은 사례를 연구해야 한다는 사실을 절감했다』고 털어놨다.
〈양영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