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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환고문 발언 與圈파장]『뇌관 건드렸다』 뒤숭숭

입력 | 1997-03-28 19:56:00


[임채청 기자] 신한국당의 金潤煥(김윤환)고문이 27일 당 연찬회에서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탈당 및 거국내각구성과 함께 김대통령이 하야해야 할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의 일단을 내비치자 당안팎은 벌집 쑤신 듯 뒤숭숭했다. 사실상 김고문이 제기한 위기의식은 金賢哲(김현철)씨 문제가 정국의 핵심 이슈로 대두되면서 여권내에 광범위하게확산돼 있었다. 그 동안 사석에서 공공연히 김대통령의 탈당이나 하야 문제를 거론했던 여권 인사는 한둘이 아니었다. 현철씨가 사법처리될 경우 김대통령의 정상적인 국정수행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에 근거한 주장이었다. 민정계의 한 중진의원은 최근 『이제 김대통령에게 남은 카드는 탈당과 거국내각구성 뿐이다. 그래도 정국이 수습되지 않으면 김대통령은 하야요구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이날 연찬회 분임토의에서도 김대통령의 하야라는 극한 상황까지 상정한 의원 및 지구당위원장들의 발언이 잇따랐다. 김고문 자신은 발언파문이 커지자 『분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한 의도에서 한 얘기』라고 해명했으나 그보다는 여권 저변의 기류를 대변했다는 게 당안팎의 지배적 시각이다. 김고문이 말한 「헌정중단사태」는 김대통령의 하야로 대통령이 궐위되는 사태를 의미한다. 결국 김대통령의 하야는 권력의 진공상태를 초래해 순식간에 여권을 붕괴시키기 때문에 그런 사태는 막아야 한다는 게 김고문의 주장이다. 하지만 김대통령의 탈당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여권으로서는 엄청난 타격이 아닐 수 없다. 당장 여권의 구심점을 형성할 수 있는 확실한 주도세력이나 「2인자」가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특히 김대통령과 정치적 운명을 함께 할 수밖에 없는 민주계는 『해당행위다』 『한판 붙자는 것이냐』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고문의 발언에서는 다른 의도도 엿보인다. 그는 김대통령이 신한국당의 대통령후보 결정에서 확실히 손을 떼야 하고 그것이 대선에 유리하다는 주장을 펴왔다. 김고문이 신한국당의 대선후보 조기가시화를 주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고문은 아주 조심스럽게 여권의 뇌관을 건드린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