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재기자] 기업들은 올해 경기침체가 장기화함에 따라 기존시설을 확장하는 투자는 줄일 계획이지만 고부가가치 업종진출과 연구개발 등 「불황 극복형」 투자는 크게 늘릴 계획이다. 28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국내 매출순위 5백대기업의 올해 투자계획을 조사한 결과 투자예상규모는 45조8천5백억여원으로 지난해 집행한 투자규모보다 2.6% 증가하는데 그쳐 지난 92년이후 가장 증가율이 낮았다. 기업들은 기존시설 확장을 위한 투자는 2.1%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신규사업 개척을 위한 투자는 127.4% △연구개발투자는 45.5% △물류시설투자는 33.0%를 늘리는 등 사업구조조정과 경쟁력강화를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5백대기업의 이같은 투자계획은 정보통신 첨단소재 등 고부가가치 산업진출을 꾀하는 한편 채산성없는 사업은 그 규모를 동결하거나 축소조정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현대그룹은 올해 총투자규모를 지난해와 같은 수준에서 동결했지만 신형자동차개발 위성통신 박막액정화면개발 등 고부가가치 사업에 대한 투자는 지난해 1조5천억원에서 올해 2조4천억원으로 60% 늘려잡았다. 삼성그룹도 총투자규모는 지난해 8조원에서 6.3% 늘어난 8조5천억원 규모로 책정했으나 신규기술개발과 특허획득을 위한 투자계획은 지난해보다 37.8% 늘린 2조5천억원으로 잡았다. LG그룹은 오는 2000년까지 매출액 3조원규모의 90개사업을 정리, 철수하면서 정보통신과 차세대반도체 등에는 앞으로 3년간 23조원을 투자함으로써 사업구조를 고부가가치화할 계획이다. 한편 전경련은 기업들이 이처럼 불황극복을 위한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올해초부터 발생한 잇따른 부도사태 등으로 자금시장이 얼어붙은데다 주식시장도 크게 나아질 조짐이 보이지 않아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