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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영교수의 EQ세계]까꿍놀이는 사랑의 표현

입력 | 1997-03-28 19:56:00


희야는 태어날 때 선천성 담낭기형이어서 엄마와 함께 퇴원하지 못하고 15일 동안 종합병원에 입원했었다. 그런데 집에 돌아온 희야는 그 또래의 다른 아기와는 달리 전혀 칭얼거리지도 울지도 않았다. 어른들이 자신에게 하는 말이나 행동에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놀란 엄마 아빠와 가까운 친척들은 무표정한 아기에게 계속 까꿍놀이를 하거나 간질여주고 얼굴을 가까이 마주대며 아기를 사랑한다는 표시를 했다. 거의 두 달이 되자 희야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피식 웃기도 하고 어른의 말이나 행동이 재미있을 때는 손발을 허우적거리며 반응하기 시작했다. 영아 연구 학자인 보어는 『아기가 태어난 직후 단 며칠동안 배우는 것이 일생 중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지식이나 감정을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을 배우고 이는 뇌에 각인된다는 뜻이다. 돌이 되기 전 아기의 뇌에 각인된 부정적 감정 인식방식은 그래도 고치기 쉽다고 한다. 『생후 1년 이내의 아기의 뇌는 「용서의 기능」을 갖고 있다. 그러나 만 3세 이후에는 고치기 힘들다』는 뇌생리학자들의 연구결과는 많은 점을 시사해준다. 아기에게 긍정적인 정서반응 방법을 가르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학술용어를 쓸 필요도 없고 심각한 얼굴로 학습지 공부를 시키지 않아도 된다. 아기의 표정이나 행동을 지켜보며 신나게 해주고 말을 붙여주고 아기가 하는 옹알이의 뜻이 무엇인지 파악하여 우리들이 쓰는 말로 간단히 되뇌어주는 일이면 충분하다. 아기와 함께 보내는 시간과 노력은 대단히 가치있다. 이원영(중앙대교수·유아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