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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제휴사 사설/이즈베스티야]동방블록 실현가능성 없어

입력 | 1997-04-01 08:08:00


[모스크바〓반병희특파원] 보리스 옐친대통령은 헬싱키 미―러 정상회담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서쪽으로 진출, 대(對)러시아 블록을 형성할 경우 러시아는 동방에서 동맹자를 찾을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공교롭게도 헬싱키회담 직후 인도총리와 중국외교부장이 모스크바를 방문했다. 러시아는 이들의 방문 일정을 헬싱키회담 직후로 잡기 위해 많은 애를 썼을 것이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러시아는 동방권과 손을 잡고 서방 및 NATO에 대항하는 블록을 형성할 수 없을 것이다. 오늘날의 러시아는 러시아를 중심으로 다른 나라를 결집시킬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러시아는 동방국가들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자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들에게 차관 투자 정치적 영향력중 어느 하나 줄 게 없는 형편이다. 인도와 중국도 동맹국 러시아를 필요로 하고 있지 않다. 러시아는 이들 국가에 있어 단지 생필품의 판매시장과 무기 및 원료구입국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과 인도는 러시아의 무기수출국중 1,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들 양국은 연간 10억달러 상당의 러시아산 무기를 구입해왔다. 동방의 상대방이 이런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한 크렘린의 동방블록 형성 계획은 실현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러시아는 치밀한 동방정책을 세우지 않은 채 전략적 동반자 관계만 강조하고 있다. 러시아의 동방정책 강화 천명은 결코 서방국가들에 위협이 되지 않을 것임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