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이진령특파원] 영국의 보수당 정부는 최근 경제가 호황을 맞고 있으며 실업률이 6.2%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보수당은 고용이 보건과 교육 다음으로 중요한 문제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선거(5월1일)를 앞두고 이같은 발표를 한 것으로 보인다. 그게 아니라면 실업문제를 해결하는데는 노동당이 더 적합하다는 일반인들의 인식을 노린 것일 수도 있다. 어느 경우든 고용문제는 선거운동과정에서 중요이슈로 부각될 것이고 선거가 끝난 뒤에는 더욱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영국의 노동시장은 지난 91∼92년의 경제불황이후 3년동안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였다. 그러나 18년간의 보수당 집권기간 전체를 놓고 본다면 그다지 흡족한 수준은 아니다. 지금의 실업률은 마거릿 대처가 집권했을 당시보다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보수당정부의 업적을 도외시해서는 안된다. 보수당은 노조를 길들이고 노사관계에서 경제현실 생산성 경쟁력 등을 고려하는 완전히 새로운 문화를 창출했다. 보수당정부가 이룩한 노사관계의 개혁이 국민들에게 별다른 과실(果實)을 주지 못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면 거시경제관리가 잘못됐거나 아니면 개혁이 결실을 보려면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때문일 것이다. 노동당의 토니 블레어당수는 고용정책을 과거의 노동당방식으로 바꿀 경우 절망적인 결과가 초래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노동당정부는 성격상 시계바늘을 거꾸로 되돌릴 수도 있고 사회조항 최소임금 노조인정 등의 문제에서 전통주의자들의 주장을 따를 수도 있다. 블레어로서는 이같은 주장에 저항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고 또한 더 어려운 일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