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泳三대통령은 1일 오후 청와대에서 신한국당 李會昌대표 국민회의 金大中 자민련 金鍾泌총재 등과 與野 영수회담을 갖고 경제회생방안 등 시국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다음은 與野 각당이 발표한 영수회담의 분야별 대화요지이다. ◇경제회생 대책 ▲金대통령= 경제가 어려운 시점이다. 경제살리기와 민생안정에 與野는 물론 국민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합의문 초안내용을 대략적으로 언급한뒤) 앞으로 구체적인 문제는 대책위에서 다뤄질 것으로 본다. 대책위에서 다뤄질 합의가 상당히 이행될 때 與野 정치권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것으로 안다. ▲金大中총재= 금융실명제는 실시 3년이 넘는데 언제까지 대통령긴급명령으로 둘 수 없다. 보완입법해야 한다. 처음 만들 때는 과거지향적, 사정 중심이었으나 이제는 미래지향적 경제발전 지향적이 돼야 한다. 은행인사와 대출에 정부간섭이 일절 없도록 여기서 합의하자. 금융개혁위를 청와대안에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민간이 주도해야 한다. 사교육비가 20조원을 넘어 모든 봉급자들이 시달리고 있다. 이 문제가 시급히 해결되지 않고는 공무원의 청렴을 기대할 수가 없고 부패를 막을 길이 없다. 입시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기업들의 고용안정 협력을 유도하기 위해 세제상의 혜택을 줘야 한다. ▲金대통령=금융실명제 보완입법문제는 경제대책위를 구성키로 했으니 거기에맡기자. 건실한 기업이 부도를 내는 일이 없어야 한다. ▲金鍾泌총재= 금년 2월말까지 벌써 55억달러의 국제수지 적자가 나타나 지난해 2백40억달러의 적자를 올해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수지 균형을 위해 정부가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본다. 사치품이나 해외 농산물 수입에 대해 자각있는 국민들의 자제를 유도하기 위해 정부의 합리적인 지도가 있기를 바란다.기업의 도산방지를 위해 어음보호법을 다음 임시국회에서 입법화해야 한다. 지금 정부에서 얘기하고 있는 예산 2조원 삭감부분은 중소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기금을 만들도록 입법화해야 한다. 금융실명제는 금융자산의 비밀을 보장하고 실명제로 인한 여타 부수적 제한을 풀 수 있도록 보완해야 한다. 금융문제에 있어서는 주인있는 은행과 한국은행의 독립이 중요하다.자유화되고 선진화된 금융개혁이 이뤄지도록 노력하자. ▲李會昌대표= 금융실명제 보완과 금융개혁은 정부에서 입법 내지 금융산업합리화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고 이번에 설치될 대책위에서도 이 문제를 다룰 것이다.사교육비와 실업자 문제도 함께 검토될 것이다. 3월의 실업률이 높은 것은 계절적 이유도 있으나 그 증가율에 유의하고 대책을 강구할 때가 됐다. 금융실명제의 보완은 실명처리와 종합과세 원칙의 기조를 유지하는 선에서, 국민의 불편을 덜어주고 경제불안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검토돼야 한다. ◇내각제 개헌문제 ▲金鍾泌총재 =내각제로 바꿔야 한다.오늘의 상황은 그동안 대통령중심제의폐해가 누적된 결과다.권력을 한 군데 집중시킨데서 파생된 부작용이다. 이제 대통령 중심제는 한계에 섰다.앞으로 의회민주주의를 제대로 하려면 내각제를 해야 한다.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시간은 충분하다. 이 문제에 대해 정확하게 평가하지 않고 음해성 발언을 하는데 이는 잘못됐다. 일부에서 지역분할과 지역주의가 심화된다면서 내각제를 반대하는데 바로 대통령선거를 통해 내고장에서 대통령을 내겠다는게 지역분할의 시발이다. 내각제를 하면 지역주의가 나올 수 없다. 대통령선거에 드는 막대한 자금을어디서 조달하는 것이냐. 돈안드는 선거를 위해 내각제를 해야 한다. 국민들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 내각제가 금년에 안되면 내년, 내후년이라도 될수 있도록 우리당은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다. 대통령께서 전문가나 기관에 지시해 내각제를 심도있게 검토해줄 것을 정식으로 제의한다. ▲金대통령=나는 이미 내각제에 대해서는 여러차례 입장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李대표가 할말이 있으면 해봐라.(그러나 자민련 金총재는 金대통령이 내각제에 대해 아무 언급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 ▲李대표=지금은 경제회생과 민생안정에 치중할 때다. 당리당략적인 정치논쟁을 지양해야 한다. 金鍾泌총재는 내각제의 장점만 말씀했는데 장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현실적 필요가 있느냐가 중요한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본다. 적절치 못하다는게 우리당과 나의 의견이다. 대선에서 돈이 많이 드는 것은 법률적 보완조치로 논의할 수 있다. 현행헌법에도 내각제가 가미돼 있다. ▲金鍾泌총재=그런 얘기는 귀당에서 하는 얘기고 지나보면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 것이다. 李대표 자신이 총리를 4개월 했고 4년간 6명의 총리와 1백여명의 장관이 임명되지 않았느냐. 헌법정신대로 나라가 운영되었나. 내각제를 제기했으니 심도있게 검토해달라. ◇정치자금 문제 ▲金大中총재=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정치논리로 경제가 움직이는 일을 없어야 한다.이를 위해선 정치자금을 기업에 의존하지 않아야 하고 정치자금의 양성화 투명화 공평배분이 이뤄져야 한다. 金대통령의 (재임) 4년간 1천1백억원이 여당에 지정 기탁됐으나 야당엔 한닢도 오지 않았다. 이래서야 어떻게 정경유착을 끊고 공명선거를 기약할 수 있는가. 철저한 공명선거로 돈안드는 선거를 해야 한다. 또 與野에 골고루 배분되도록 이 자리에서 金대통령이 기업들에 대해 `눈치보지 말고 與野에 똑같이 지원하라"고 말해달라. ▲金대통령=1천1백억원을 여당이 받았다는 데 나는 잘 모른다. ▲李대표= 저도 선거관리위원장을 해봐서 아는데, 정치자금은 각자 내는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내는 것으로, 우리가 더내나라느니, 덜 내라느니, 누구에게 내라느니 속박할수 없지 않느냐. 대통령이 지시할 사안이 못된다. ▲金鍾泌총재=그런말 하지 말라. 다 정부 눈치보고 내는 것이다. ▲金大中총재=몰라도 너무 모른다. 실업인들이 자유로워서 그러는 줄 알고 있나. 그럴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당이 분위기를 풀어야 한다. 與野 공평한 기회를 만드는게 여당이 할 일이다. ◇韓寶수사 문제 ▲金大中총재=은행의 부실대출 잘못은 권력에 있는데 은행이 1차적 피해를 보는 것은 부당하다. 뇌물죄를 저지르지 않고 압력때문에 피동적으로 대출해준 사람들에 대한 사법처리는 문제가 있다. ▲金鍾泌총재=지금의 경제문제는 오랜 세월 누적된 결과인 만큼 앞으로 2-3년은 지켜봐야 한다. 그에앞서 국민의 분위기를 새롭게 조성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국회조사와 검찰수사가 중요하다. 국민이 납득하고 한점의 의혹도 없게 처리돼야 경제를 일으키는데 국민들이 의욕과 의지를 가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