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泳三대통령과 金大中 金鍾泌 두 야당총재간의 1일 청와대 영수회담에서는 가장 예민한 사안인 金賢哲씨의 이름이 거론되지 않았다.
추락하는 나라경제를 살리기위해 與野가 소모적인 政爭을 지양하고 초당적 협력을 다짐하자는 게 회담의 취지였기 때문에 서로가 정치적으로 예민한 사안을 정면으로 건드리지는 않은 셈이다.
이날 與野 영수들이 공동으로 내놓은 합의문과 對국민호소문인 `국민에게 드리는 말씀'에도 金賢哲씨의 實名은 거론하지 않은 채 포괄적으로 표현하는데 그쳤다.
합의문에는 "한보사태는 현재 국회 국정조사와 검찰조사가 진행중이므로 모든 진상이 철저히 밝혀지도록 한다"고 돼 있으며 對국민호소문에는 "한보사태를 비롯한 현안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의혹을 풀어주어야 한다"는 정도로만 표현돼 있다.
金대통령은 회담을 마친 뒤 尹汝雋대변인을 본관 2층 집무실에 불러 회담내용을 구술해주면서도 차남 賢哲씨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다고 한다.
국민회의 金총재는 이날오후 여의도당사에서 간담회를 갖고 `賢哲씨 문제가 거론되었느냐'는 질문에 "합의문에 들어갔으면 됐지"라고 말해 정작 회담에서는 이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음을 분명히 했다.
또 자민련 金총재도 마포당사에서 간담회를 갖고 "賢哲씨의 이름은 나오지 않았다"며 "그러나 국회 한보특위와 검찰의 재수사를 통해 국민의혹을 한점 의혹없이 풀어야 한다고 했으니 그것에 포함된 것으로 봐야 하지 않느냐"고 설명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합의문과 對국민호소문에 `한보사태'로 돼있는데 賢哲씨문제가 포함된 것으로 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서로 정쟁을 지양하고 경제를 살리자고 모인 분들이 그런 문제까지 꼭 거론한 필요가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청와대와 與野 3당이 합의문의 내용과 문안을 정리하느라 지난주말부터 수차례 접촉을 갖고 사전 의견조율을 거쳤으나 賢哲씨 문제를 회담에서 거론하느냐 여부 등에 대한 것까지는 `조율'하지 않았다고 이 고위관계자는 전했다.
그는 이어 "두 야당총재가 막상 金대통령앞에서 직접 차남문제를 거론할 수 있었겠느냐"면서 "서로 부담스러운 이야기인 만큼 그 정도선에서 서로 이해하고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