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중수부는 1일 한보그룹 鄭泰守(정태수)총회장이 94년 이전에도 한보계열사들로부터 차입금 형식으로 2천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해 사용한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이 비자금을 1차 수사 당시 정총회장이 94년 이후 조성한 것이라고 밝힌 2천1백36억원의 비자금과는 별개의 것으로 보고 비자금 사용처에 대해 수사중이다. 검찰은 한보그룹이 94년 이전에는 자금압박이 심하지 않았고 계열사 인수도 거의 없었던 점으로 미뤄 이 비자금의 상당부분을 대선자금을 비롯한 정치자금으로 사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93년 당시 한보그룹 관리본부장으로 있던 鄭一基(정일기·현한보철강사장), 한보철강 회계부장 朴光哲(박광철·현회계이사)씨를 조사한 결과 한보그룹이 93년 그룹차원에서 정총회장의 계열사에 대한 채무를 줄이기 위해 「채권채무 관리팀」을 구성, 94년말까지 운영한 사실을 밝혀냈다. 정본부장은 『94년말 기준으로 정총회장이 계열사로부터 차입한 금액은 2천억원이 넘었다』며 『이 채무를 편법으로 줄이기 위해 한보 회계부와 자재부, 한보철강 회계부, 고문회계사 등 그룹 핵심 임직원 11명으로 채권채무 관리팀을 구성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채권채무 관리팀이 정총회장 개인소유 부동산을 한보그룹 계열사가 시가보다 엄청나게 높은 가격으로 매입하고 건설현장의 노무비와 건축비 등을 과다계상하는 등의 방법으로 정총회장의 차입금을 줄여 나갔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정총회장이 차입금 형식으로 조성한 2천억원대의 비자금과 별도로 지난 92년부터 최근까지 전체 22개 계열사 가운데 한보 등 9개 계열사로부터 현금으로 인출해 정관계와 금융계에 대한 로비자금으로 사용한 사실을 밝혀내고 사용처를 조사중이다. 〈이수형·하종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