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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외환위기 수습국면…금융기관 해외차입여건 호전

입력 | 1997-04-02 15:14:00


한보의 부도사태이후 악화됐던 국내 금융기관들의 차입여건이 호전되고 있으며 외화차입규모도 점차 늘어나는 등 외환위기가 점차 수습국면에 들어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재정경제원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말 한보사태이후 국내금융기관이 지불해온 해외단기차입금에 대한 가산금리가 계속 상승했으나 지난달말을 고비로 점차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보사태 직후인 지난 2월28일의 경우 7개 주요 시중은행의 해외단기차입 금리는 리보(런던은행간금리)에 0.40%포인트를 가산한 수준이었으며 지난 3월20일에는 가산금리가 0.41%포인트까지 올라갔으나 지난달 31일에는 0.38%포인트로 소폭 하락했다. 또 해외의 하루짜리 초단기 차입금 규모는 한보부도사태이후 3억달러 수준을 넘어섰으나 지난달 31일에는 1억4천만달러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처럼 국내은행들의 단기차입 여건이 호전되고 있는 것은 지난 3월말 결산을 마친 일본계은행들이 자금공급을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다 한국은행에서 25억달러의 긴급 외화자금을 시중은행에 공급하고 있으며 한보의 부도사태가 점차 수습국면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과 기업들은 이처럼 해외차입여건이 개선됨에 따라 그동안 유보했던 장기 해외차입을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기업의 경우 한국통신은 이달중 뉴욕에서 2억달러상당의 양키본드를 발행할 예정이며 한국전력도 런던에서 3억달러규모의 ‘스털링채’를 발행하기로 하고 차입조건을 협의하고 있다. 특히 한국전력의 스털링채는 국내기업 최초로 발행하는 것으로 앞으로 유럽 채권시장 진출을 확대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기관의 경우 한보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일은행이 지난달 31일 도쿄시장에서 부족한 외화자금을 모두 조달하는데 성공했다. 또 제일종합금융은 오는 3일 홍콩시장에서 3년만기 변동금리부채권(FRN)5천만달러어치를 리보에 0.97%를 가산한 수준으로 발행할 예정이며 대한종금도 내주중 3년만기 변동금리부양도성예금증서(FRCD)1억달러어치를 리보에 0.82%를 가산한 수준으로 발행할 계획이다. 특히 제일종금의 경우 대주주인 신한은행의 보증에 따라 차입조건이 크게 개선됐는데 통상 종금사들이 외화채권을 발행할 때 요구되는 금리수준은 리보에 1%를 가산한 높은 수준이다. 외환당국은 이같은 추세로 볼 때 이달중 국내은행의 차입여건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다만 국내은행들이 지난 3월말을 대비해 확보했던 자금들의 만기가 이달중 상당분 도래함에 따라 차입금리가 한보의 부도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