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도 망할 수 있습니다. 건전한 은행을 선택하십시오」. 신한은행 서초동지점은 최근 이같은 선전문구를 내걸고 고객 확대에 나섰다. 한보 삼미 등의 잇단 부도로 대형은행들의 부실채권이 크게 늘면서 상대적으로 부실채권이 적은 일부 은행들이 고객의 불안심리를 겨냥, 공세적 고객유치에 나서는 한 단면이다. 한보에 거액을 물린 한 시중은행의 지점장은 『어떤 은행은 우리 은행을 거명하며 「저 은행은 곧 망할지 모르니 가지말라」는 노골적 선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예금유치에 시중은행보다 덜 적극적인 국책은행들은 「국책은행은 안전할 것」이라는 일반적 인식 덕분에 가만히 앉아서 수신고를 늘리고 있다. 한 국책은행 내발산지점의 이모차장은 『올들어 지난달까지 은행계정 수신고가 20억원 가량 늘었다』면서 『예년 같으면 1년치 증가분』이라고 밝혔다. 한보철강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의 3월말현재 총수신고는 작년말보다 8백69억원 줄었다. 반면 국책은행인 주택은행은 1조2천억원, 후발은행의 대표주자인 신한은행은 8천4백억원 늘었다. 〈천광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