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쇼트트랙빙상에 「김동성 시대」가 열렸다. 지난달 30일 끝난 97나가노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자부 챔피언에 등극, 김기훈(조흥은행)―채지훈(연세대)으로 내려온 대통을 이어받은 김동성(17·경기고·사진). 그의 세계제패는 지난 1월의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전종목을 석권한 지 불과 두달여만으로 성장속도가 놀라울 정도다. 김동성의 종합우승은 사실 「깜짝쇼」. 작년 대회 성적이 종합 15위. 여기에 대표팀의 막내이자 새내기인 탓에 아무도 그의 우승을 점치지 않았다. 허리부상으로 빠진 채지훈의 「대타」. 대회 개막전 그에게 맡겨진 소임은 단지 이것뿐이었다. 다음은 김동성선수와의 일문일답. ―종합우승을 한 소감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태극마크를 단 지 1년여밖에 안된데다 작년 대회에서 부진해 우승은 꿈도 꾸지 않았다. 마음을 비우고 최선을 다한 것이 뜻밖의 좋은 결과를 낳은 것 같다』 ―국내 빙상계에서는 「남자 쇼트트랙의 새별」이라며 기대가 큰데…. 『갑자기 유명해져서 얼떨떨하다. 세계챔피언이 된 것도 기쁘지만 한국 선수들이 가장 취약한 5백m 종목에서 2위에 오른 것도 마음이 뿌듯하다』 ―스스로 단점을 꼽는다면…. 『그동안 대회경험 부족으로 늘 레이스 운영에 애를 먹었다. 그러나 다섯번째 국제무대인 이번 대회 전종목에서 결승에 진출하면서 「나도 하면 되는구나」라는 자신감을 얻었다. 4일부터 목동에서 열리는 97세계팀선수권대회를 또 하나의 경험축적의 기회로 삼아 최선을 다할 각오다』 ―내년 1월 나가노 동계올림픽의 목표는…. 『단거리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국내 선수들 가운데 규모가 큰 국제대회에서 단거리인 5백m 결승에 진출하는 선수를 거의 보지 못했다. 단거리 종목의 관건은 순발력과 스타트다. 남은 기간 이 두가지를 보완하는데 온힘을 쏟겠다』 〈신현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