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청와대 영수회담을 계기로 야권이 한보사건과 金賢哲(김현철)씨를 봐줄 것이라는 의혹을 해소하느라 애쓰고 있다. 지난 1일 영수회담 이후 이런 말이 나올 만한 몇가지 일이 생긴 것이 사실이다. 영수회담합의문에 「한보사태가 더 이상 경제의 걸림돌이 돼서는 안된다」고 표현한 것과 영수회담에서 현철씨에 대한 언급을 전혀 하지 않은 것이 우선 의혹을 사고 있다. 여기에 공교롭게도 한보국정조사특위는 지난 2일 75명의 증인과 참고인 중에서 34명을 제외했다. 이를 두고 정가 일각에서는 야당이 이른바 「3김공조」를 위해 한발 물러선 것이 아니냐는 시각을 갖고 있다. 그러나 야당은 『터무니없는 오해』라며 펄쩍 뛰고 있다. 국민회의는 지난 2일 당무회의를 끝낸 뒤 이례적으로 『여당일각에서 희망사항을 루머로 만들어 흘리고 있다. 한보사태와 현철씨의 국정농단규명은 양보할 수 없는 국민적 마지노선』이라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3일에는 金大中(김대중)총재가 기독교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경제는 경제고 한보는 한보다. 뒷거래는 있을 수 없다. 한보의혹과 현철씨문제의 진상을 철저히 밝혀야 한다는 입장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다』고 해명했다. 자민련은 한술 더 떠 『국민회의가 오해를 살 여지가 있는지 모르지만 우리는 결백하다』는 주장이다. 경제살리기는 한보의혹에 대한 국민불신을 말끔히 해소시킨 뒤에라야 가능하다는 것이 당의 일관된 주장이었고 영수회담의 시기나 내용도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을 그 근거로 들었다. 일부 당직자들은 김대중총재의 대여(對與)협조움직임이 한보연루설 「黃長燁(황장엽)리스트」 등과 무관하지 않다는 의심스런 시선을 보내고 있다. 〈최영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