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에어버스사가 숙명의 라이벌인 미국의 보잉사에 도전장을 던졌다. 보잉이 한 발 앞서 있는 초대형 항공기 개발에 돌입, 보잉을 따라잡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보잉과의 대회전(大會戰)을 앞둔 에어버스의 선봉장은 장 피어슨사장. 12년전부터 유럽의 자존심인 에어버스의 사령탑을 맡아온 피어슨은 최근 파이낸셜 타임스지에 보잉과의 결전을 위한 에어버스의 전략과 자신의 각오를 털어놨다. 그의 목표는 세계 항공기 시장의 약 30%를 점유하면서도 1인자 보잉에 이어 「만년 2위」에 머무르고 있는 에어버스의 「수모」를 벗어버리자는 것이다. 에어버스는 결전을 위한 준비작업을 이미 지난해 끝냈다.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4국의 합작회사인 에어버스는 지금까지는 자회사라고 할 수 있는 프랑스의 아에로스파시알, 독일의 다임러벤츠아에로스파체, 영국의 아에로스페이스, 스페인의 카사 등 4개사가 만든 항공기 가운데 에어버스 기종을 판매하는 역할만 맡았었다. 앞으로는 에어버스가 디자인 제작 판매 등 항공기 산업의 전과정을 모두 맡기로 했다. 기존 시장점유율의 유지에만 급급하다가는 이미 경쟁에서 낙오한 미국의 록히드사와 네덜란드 포커사 꼴이 되기 십상이라는 것도 피어슨의 판단이다. 그는 대신 공격적인 경영이 살 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보잉의 전유물처럼 인식되고 있는 초대형 항공기 시장에 진출, 「진검승부」를 하자는 것이다. 보잉의 점보 747시리즈에 대항하기 위한 에어버스의 무기는 5백50석 규모인 「A3XX」. 아직 설계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이 항공기가 상업화에 성공할 경우 보잉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것이 피어슨의 계산이다. 〈윤성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