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시리즈는 미국 할리우드 SF영화의 신기원을 이룩한 것으로 평가받는 작품. 지난 77년 첫선을 보인 이 영화는 당시만 해도 파격적인 상상력과 현란한 특수효과를 가미, 공상과학 영상물의 폭발적 대중성을 입증했다. 그런 점에서 조지 루커스 감독의 「스타워즈」는 90년대 들어 가장 확실한 흥행장르로 자리를 굳힌 외계인 소재 영화의 「원조」인 셈. 올해로 개봉 20주년을 맞은 「스타워즈」 1∼3편이 미국에 이어 오는 12일부터 국내에서도 상영된다. 아련한 기억에나 남아있을 「구식 영화」가 과연 변덕스럽기로 소문난 요즘 신세대 관객에게 어필할 수 있을까. 일단 본고장 미국에서의 성적표는 고무적이다. 지난 1월말 미국 2천1백여개 극장에서 개봉된 「스타워즈」 1편은 「단테스 피크」 등 최신 오락물을 누르고 3주간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2편 「제국의 역습」과 3편 「제다이의 귀환」도 무난하게 선두를 유지, 총 1억2천여만달러의 흥행수익을 거둬들였다. 이번에 선보이는 「스타워즈」는 최신 디지털 음향기술과 컴퓨터 그래픽 기법을 활용, 오리지널 필름의 사운드와 화면을 대폭 보완한 것. 우주선이 날아다니는 장면의 경우 오리지널은 자본과 기술의 한계로 인해 밋밋한 배경을 감수해야 했지만 수정판에서는 은하계 행성을 바탕에 깔아 한결 실감나게 연출했다. 또 은하계의 밀수두목 자바는 캐릭터 특성에 맞게 인간 대신 「괴물」의 형상으로 등장한다. 이같은 옛날 영화의 「화려한 외출」은 유행처럼 번지는 추세. 「스타워즈」 성공에 자극받은 「대부」가 지난달 21일 미국에서 재개봉됐고 「졸업」도 다시 선보일 채비를 갖추고 있다. 국내에서는 찰턴 헤스턴이 주연한 「벤허」가 상영중이다. 영화사 입장에서 화제작 재상영은 창고에 처박아 둔 필름을 약간의 손질만 거쳐 다시 돌리는 것이므로 더없이 매력적인 프로젝트. 「스타워즈」 수입사인 20세기폭스는 『올드 팬은 「그때 그 영화」에 대한 향수에 젖을 것이고 신세대 관객은 불후의 명작을 대형 스크린으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며 흥행 성공을 낙관했다. 그러나 「스타워즈」는 기본적으로 미국적 정서가 강하게 표출된 작품이어서 리바이벌 필름이 국내 관객의 호응을 받을지는 미지수. 흥행시장의 미세한 변화를 포착, 「골동품」을 「돈」으로 바꾸어내는 할리우드의 영악함에 경탄하면서도 이를 곱지만은 않게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박원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