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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식목일과 산불조심

입력 | 1997-04-04 19:56:00


▼세상에서 가장 큰 저수지, 가장 큰 정수기, 가장 큰 공기정화기는 무엇일까. 숲이다. 산림청이 95년 기준으로 계산한 숲의 공익효과를 돈으로 환산한 것을 보면 실감한다. 우리나라 전체 산림이 한햇동안 국민경제에 베푼 혜택은 34조6천1백10억원, 국민총생산의 10%에 해당한다. 국민 1인당 78만원의 혜택을 받고 있다는 계산이다. 그 공익효과를 기능별로 살펴보면 더 놀랍다 ▼우리나라 산림의 연간 물 저장능력은 약 1백98억t으로 평가된다. 이만한 물을 저장할 다목적댐을 건설하려면 9조9천여억원이 든다. 숲의 공기정화기능을 이산화탄소 회수비용, 산소제조 비용, 대기오염물질 처리비용으로 평가하면 연간 7조2천3백억원에 이른다. 물 정수기능도 4조1천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기타 토사유출 및 붕괴 방지기능, 산림휴양기능, 야생동물 보호기능, 기상완화기능 등 숲의 혜택은 많다 ▼오늘은 식목일이다. 그동안 나무심기에 정성을 쏟은 결과 우리나라 산지의 97%가 푸른 숲을 이뤘다. 그러나 아직 멀었다. 숲을 이룬 역사가 20∼30년밖에 안돼 더 가꿔야 할 30년생 이하의 어린 나무가 전체 산림의 89%나 되고 녹화기에 심었던 나무들이 경제적 가치가 낮아 국내 목재수요량의 10%정도밖에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산림의 생태적 건강상태도 극히 취약하다는 평가다 ▼결국 숲의 경제 생태 환경적 기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투자가 계속돼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심고 보호하는 것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최근 5년간 우리가 산불로 태워버린 산림이 연평균 1천9백㏊, 돈으로 따져 연간 1백3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한식과 청명에 연휴까지 겹친 올 식목일에도 산불에 각별히 주의해야겠다. 무심코 버린 불씨가 푸른 숲을 순식간에 잿더미로 만든다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