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그룹 鄭泰守(정태수)총회장은 뇌물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갖고 로비를 벌인 사실이 검찰의 1차 수사기록에서 드러났다. ○…정총회장은 자신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 사용한 사실이 검찰에 적발돼 덜미가 잡히자 회계직원들을 나무라며 크게 화를 냈다는 후문. 검찰의 1차 수사기록에 따르면 정총회장은 『金鳳守(김봉수)회계부장 등의 진술에 따르면 노무비를 과다계상, 비자금을 마련했다는데 맞습니까』라는 대검 중수부 朴相吉(박상길)1과장의 질문에 『맞을 겁니다』라고 답변한 뒤 혼자말로 『멍청한 놈들이 어떻게 회계처리를 해 놨기에 이런 부분이 발각되는지 모르겠다. 회계부 호로자식들, 나가기만 하면 가만 안놔둔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는 것. ○…한보그룹 임직원들은 정총회장이 회사자금을 빼내가는데 불만을 품고 일부러 회계장부를 거짓으로 꾸미기도 했던 것으로 밝혀져 눈길. ㈜한보 재정부 朴正奎(박정규)대리는 검찰에서 『정총회장이 자금에 여유가 있을 경우 개인적인 비자금으로 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아 여유자금이 생기더라도 일부러 늦게 보고한 적도 있었다』고 실토. 金鍾國(김종국)재정본부장은 정총회장의 개인세금 82억원을 회사돈으로 처리하라는 지시에 『개인세금인데 왜 회사돈으로 냅니까』라고 거부의사를 밝혔다가 정총회장으로부터 『내 돈 내가 쓰는데 웬 잔말이 많아』라는 힐난을 받았다고. ○…정총회장은 검찰에서 『김재정본부장 등 일부 계열사 사장들이 업무추진비로 큰 돈을 타갔는데도 업무가 잘 돌아가지 않은 적이 많았다』며 『관공서나 금융기관에서 사례비를 받고 안도와줄 리가 없는데 업무가 안돌아간 것을 보면 (돈을) 빼먹은 게 틀림없다』고 주장하기도. ○…정총회장은 철강단지를 조성하면서 돈이 모자라 천문학적인 액수의 빚을 지면서도 호화판 해외출장을 해 회사임직원들로부터 빈축을 샀다는 후문. 한보그룹 임직원들에 따르면 정총회장은 지난 90년 이후 30여차례에 걸친 해외출장에서 20여명의 수행원을 대동하는가 하면 「순은칠보주전자」 등 선물을 너무 많이 사는 바람에 「선물운반조」가 따로 편성되기도 했다는 것. ○…정총회장은 계열사들을 인수하면서 이전 사주들에게 위로금 명목으로 수십억원을 듬뿍듬뿍 준 것으로 드러나 역시 「큰 손」임을 과시. 정총회장은 비자금 사용처를 묻는 질문에 『유원건설 및 세양선박 전 사주들이 주식을 내놓지 않으려고 해 위로금 명목으로 30억원씩 줬다』고 진술. 〈하종대·조원표·이호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