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좀 이상하다 싶으면 처음부터 종합건강진단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아무런 이상이 없어도 「종합」이라는 말에 끌려 정기적으로 찾는 이들도 적지 않다.
S병원의 통계에 따르면 종합검진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질환은 1위가 비만이고 2위가 핏줄에 콜레스테롤이 많은 고지혈증. 그리고 3위 지방간 4위가 위염이다.
위암이나 췌장암 간암 등의 중병 발견율은 0.1%도 안된다. 전문의 가운데는 이런 결과를 놓고 30만∼1백20만원이나 하는 종합건강진단 비용이 과연 효과적인지 의문을 표시하는 이들이 많다.
미국에서는 연방정부가 아무 증상이 없는 사람에 대한 검사가 의미가 있는지를 지난 십수년간 조사해본 결과 심전도검사나 당뇨검사 등은 근거가 미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선 아무런 근거도 없이 병원들 사이에 검사항목 늘리기 경쟁만 치열하다.
종합검진의 가장 큰 성과는 위암의 조기발견이지만 허점도 많다. 패키지 종합검진의 경우 20대 연령층이나 50대나 검사항목이 똑같다. 50대 이상에서는 최근 대장질환이 늘어나고 있어 대장검사를 필수검사항목으로 넣어야 하나 병원에 따라 추가로 돈을 받고 검사해준다.
종합검진에서 「이상 없음」 판정을 받았다 해서 정말 건강하다고 장담할 일은 아니다. 폐암이나 췌장암은 조기발견이 어려워 종합검진에서도 잘 나타나지 않는다. 또 직장인에게 많은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검사보다 의사의 진찰로 알 수 있다.
병은 의사가 환자의 말을 듣고 증세를 살펴 80% 정도를 진단해낸다. 검사는 그 진단의 확인과정일 뿐이다. 따라서 단골의사를 정해 증상이 있을 때마다 진단을 받고 40세가 넘으면 특정한 증상이 없더라도 연1회 정도 단골의사에게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경우에는 의료보험이 적용돼 검사비용도 싸다.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의 가정의학과는 1차진료기관에 포함되므로 도시의 직장인들이 가까운 곳을 정해 단골의사로 활용할 수 있다. 또 동네에서는 개업한 가정의나 내과의를 「우리집 주치의」로 삼아도 된다.
단골의사는 한 가족의 병력(病歷)과 생활습관을 참고해 영양이나 운동 금연 금주 등 적극적인 건강증진 방법을 조언해 줄 수 있는 「친절하고 꼼꼼한 의사」가 좋을 것이다.
〈김병희 기자〉
(도움말 주신 분〓허봉렬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장·박용우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