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는 당초 9시 정각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신한국당이 국민회의 金元吉(김원길)의원의 자격문제를 제기하는 바람에 지체돼 20분 늦게 시작됐다. 鄭총회장은 수인번호 `보 2952'를 단 옅은 하늘색 수의와 흰 운동화를 착용하고 9시20분 徐廷友(서정우)변호사와 20여명의 교도관에 둘러싸여 청문회장에 도착. 그는 玄敬大(현경대)위원장이 곧바로 인정신문을 시작해 생년월일을 묻자 "1923년 8월 13일생"이라고 또박또박 대답. 鄭총회장은 이어 오른손을 들고 "국정조사특위에서 증언함에 있어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하고, 거짓이 있으면 위증법을 받기로 서약한다"고 증인선서를 한뒤 증인석에 착석. 鄭총회장은 그러나 의원들의 질문이 시작되자 "재판에 계류중이기 때문에 말을 못하겠다" "모른다" "잘 기억이 안 난다" "그런 사실이 없다"는 등 부인과 묵비권 행사로 일관, 청문회의 전도가 순탄치 않음을 예고. 그는 의원들의 질의가 한보와 관련된 각종 비리에 집중되자 "우주는 양과 음으로 형성돼 있고, 사회는 선과 악으로 형성돼 있다"면서 "한보가 음지쪽만 비쳐지고 있는데, 그렇지 만도 않다"고 `설교'조의 논리를 전개. 그는 또 "한보가 노인회관 건립 하키 양성 영동전문대 설립·운영 등의 일도 했다"면서 "한보가 음지만 있는 것도 양지만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강변. 이에 앞서 오전 9시 야당의원들은 의원휴게실에서 청문회 전략을 숙의한뒤 먼저 입장했으나 신한국당 의원들은 국민회의 金元吉(김원길)의원의 특위위원 자격문제를 들어 이의를 제기하는 등 초반부터 진통. 신한국당 의원들은 金의원이 95, 96년 두차례에 걸쳐 한보측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아 이름이 `정태수리스트'에 올라있기 때문에 위원 자격이 없다고 주장. 신한국당 간사인 朴憲基(박헌기)의원은 `의원이 국정조사의 대상이 된 사건에 연루돼 공정성에 문제가 생길 경우 위원으로서의 자격을 가질 수 없다'는 국정조사 및 감사에관한 법률을 근거로 제시하며 金의원의 위원 자격에 문제를 제기. 이어 신한국당 소속 특위 위원들은 1층 휴게실로 집결 이 문제를 놓고 대책을 숙의한뒤 일단 청문회를 시작해놓고 보기로 결정. 金의원은 이에대해 "한보 이용남 사장으로부터 두차례에 걸쳐 돈을 받은 것은 사실이나 모두 후원회를 통해 받은 만큼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액수 역시 5백만원을 밑도는 적은 액수"라고 해명. 金의원은 특히 "한보 李사장은 4.19 당시 학생운동에 가담했던 인사들의 모임인 4월회 부회장이며 나도 4월회 멤버인 연유로 李사장이 후원회에 참석하게 된 것"이라며 한보와 무관한 개인적 차원의 자금지원임을 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