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나를 보낸다」와 「경마장 가는 길」 그리고 광주의 아픔을 되씹게 한 「꽃잎」 등으로 우리에게 친숙하게 다가선 장선우감독.그러나 「나쁜 영화」의 장감독의 모습과 목소리는 다소 낯설고 이색적이다. 『청소년문제를 다루고 싶었어요. 지금은 대학에 진학했지만 공부하는 자식들을 지켜보면서 비참하다는 생각과 「도대체 10대를 이렇게 살아야하나」 분노한 적도 많았습니다』 7월개봉 예정인 이 영화는 현재 절반정도 촬영이 끝난 상태. 그런데 주변의 평가는 조심스럽다. 접근방식과 제작과정이 기존 충무로문법에서 이탈해 있는데다 콘티와 시나리오를 버리고 현실감에 치중한 결과물이 얻어낼 형식의 생소함 등이 어떤 평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것. 그러나 장감독은 자신만만이다. 『기존의 통념과 영화문법을 탈피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카메라도 세대를 동원했죠. 그랬더니 현실감도 높고 발랄함과 생동감이 넘쳐 재밌어요. 진흙속의 연꽃같은 작품이 나올겁니다』 「나쁜 영화」는 밤거리의 10대와 더불어 이들과 연속선상에 놓인 행려자의 문제도 다뤘다. 그 바탕에 깔린 문제제기는 자못 심각하다. 「성공한 사람만 인정되고 나머지는 쓰레기 취급당한다면 이것은 곤란하지 않은가」란 문제의식으로 이 사회의 주류질서가 만들어낸 가치가 진정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지를 되짚고 싶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