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별은 나의 별. 저별은 너의 별…」. 이 노래말은 적어도 천체물리학적 관점에서는 「근거」가 있다. 공룡이 멸종하기 50억년전에는 사람의 몸을 구성하고 있는 원자들의 「조상」이 이미 초신성(超新星)이라고 불리는 별 속에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때 수소 헬륨의 형태로 별속에 갇혀 있던 「미완의 원자」들은 어떻게 사람의 핏속에 있는 철(Fe)과 같은 원자 형태를 갖추게 됐을까. 그리고 이러한 원자들로부터 생명체는 어떻게 태어나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변해왔을까. 이보다 훨씬 전에 「물질을 담는 그릇(공간)」은 어떻게 창조됐을까. 공간이 창조됐다면 이때까지 시간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일까. 이러한 근원적인 의문에 대한 연구와 탐색은 그동안 아인슈타인과 같은 대천재의 몫으로만 여겨져 왔다. 저자는 세차례의 지구 대폭발(빅뱅)을 통해 물리학과 생물학에 깊은 지식이 없는 일반 독자들도 알기쉽게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다. 시종 추리소설의 기법을 원용해 무거운 주제를 스피디하게 풀어간다. 6천5백만년전에 일어난 첫번째 지구 대폭발은 인류 출현의 전주곡. 지구와 혜성의 충돌로 공룡을 비롯한 대부분의 생명체가 사라지고 포유류의 시대가 열렸다. 두번째 초신성의 대폭발. 인체를 구성하는 원자가 탄생했다. 이때까지 별속의 핵에너지 대장간에서 담금질돼온 수소와 헬륨이 탄소 질소 등의 형태로 우주에 분출됐다. 세번째가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빅뱅」.「원시우주」가 폭발하면서 시간과 공간이 창조됐다. 필립 도버 지음/황도근 옮김(자작나무·8,000원) 〈이기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