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로빅센터에 가보면 눈씻고 봐도 몸매를 가꾸려는 여성들 뿐입니다. 대신 헬스클럽에 있는 아령이나 바벨은 남성들의 전유물입니다. 『철수아빠, 나 정희엄마랑 보디빌딩 하고 올테니까 당신이 애들 좀 봐요』 『여봐 최과장, 오늘 저녁 에어로빅 한판 어때. 6시에 거기서 타이츠 입고 보자구』 하고 말한다면 어떨까요. 아마 미친 사람 취급받기 딱 좋을 것입니다. ▼남자는 호흡기―심장 튼튼해져▼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여성의 에어로빅과 남성의 웨이트트레이닝은 서로 뒤바뀌는 것이 좋습니다. 왜 그럴까요. 일반적으로 여성보다 남성이 성인병에 걸릴 위험이 높습니다. 흡연 음주 스트레스에 더 많이 노출되는 탓도 있지만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동맥경화 같은 성인병을 유발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남성은 호흡기나 심장을 튼튼하게 하는데 신경을 써야 합니다. 지구력을 키우고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는 운동을 스포츠의학에서는 유산소운동, 다른 말로 에어로빅운동이라고 합니다. 음악에 맞춰 신나게 몸을 흔드는 에어로빅 체조만 에어로빅 운동이 아닙니다. 걷기나 조깅 수영도 에어로빅운동에 속합니다. 몸안에 산소를 잘 공급하는 운동이 바로 에어로빅운동입니다. 반면 무거운 것을 드는 웨이트트레이닝은 한꺼번에 많은 힘을 쓰지만 몸안에 산소공급이 충분하지 않아 호흡이나 혈액순환기능을 강화하는 효과는 적습니다. 그래서 무산소운동 또는 언에어로빅운동 이라고합니다.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근육을 길러 남성다움을 과시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면 에어로빅체조를 하는 편이 고혈압 심장병 같은 성인병예방에 훨씬 효과적입니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근육이 적고 대신 지방이 많습니다. 신체구성상 여성은 지방이 20∼24%이고 근육이 23%인 반면 남성은 지방이 12∼16%이고 근육은 40%입니다. ▼여성 근육운동 아랫배 빠져▼ 여성은 남성보다 근육이 절반밖에 안된다는 얘기지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근육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중년으로 접어들면서 여성은 무기력해지고 운동부족으로 복부에 지방이 쌓여 아랫배가 나오는 것입니다. 이때는 아령이나 바벨 같은 근육운동을 해야 지방질을 감소시켜 성인병을 막을 수 있습니다. 갱년기 이후 여성에게 잘 나타나는 골다공증 예방에도 도움이 되지요. 혹시 근육이 불룩불룩 튀어나와 육체미선수처럼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여성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천만에요, 그것은 기우입니다. 역도선수나 미스터코리아처럼 특수훈련을 받기 전에는 그렇게 되기 힘듭니다. 근육운동을 해본 여성의 경험담을 들어보면 1주일만 지나도 몸이 가벼워지고 2개월 정도 하면 체중이 3∼4㎏은 너끈하게 빠진다고 합니다. 튼튼한 몸을 기르는 운동에는 성구별이 없습니다. 날씬해지고 싶은 여성들이여, 그러면 이제부터 아령을 듭시다! 황수관(연세대 의대 교수·세브란스병원 건강증진센터 부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