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3백50㎞를 주파하라」. 차세대 한국형 고속전철의 최고시속 목표다. 한국고속철도 건설공단과 73개 참여기관은 요즘 한국형 고속전철사업의 구체적인 밑그림을 그리는데 한창 분주하다. 우선 당장은 시속 3백㎞짜리 경부고속전철보다 속도를 50㎞ 높여 서울∼부산을 2시간에 연결하는 계획이 급선무다. 실제 고속전철의 관건은 얼마나 빨리 달릴 수 있느냐는 점. 속도가 빨라질수록 운송효율이 높아져 경쟁력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속도가 높아질수록 공기저항이 제곱으로 늘어나 기술적으로 부닥치는 문제가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차량의 무게를 줄이고 추진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 무게를 덜기 위한 방법으로 경부고속전철 차체에 쓰이는 연강(煉鋼)을 알루미늄 합금으로 바꾸고 엔진역할을 하는 전동기를 기존의 동기전동기에서 유도전동기로 대체할 계획. 계산상 알루미늄 합금은 30%, 유도전동기는 20∼30%의 무게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객차안의 내장재도 가벼워진다. 프랑스 TGV의 1인당 의자무게는 26㎏정도이나 차세대 고속철에서는 우레탄 완충장치와 고분자 복합재료를 써 13㎏대로 낮출 방침. 유도전동기는 독일과 일본에서 채택하고 있는 방식으로 차세대 고속철에서는 개당 무게 1.5t에 출력 1천1백30㎾짜리 12개를 달아 20량의 열차를 끌게 된다. 속도가 50㎞ 늘어남에 따라 새 제동장치도 덧붙인다. 차체 밑에 전자석을 이용한 브레이크 시스템을 달아 철로와 차체가 서로 끌어당기도록 하는 것. 한편 경부고속철도는 전체의 3분의 1이 터널구간이어서 열차가 고속으로 터널을 지날 때 귀가 멍해지는 현상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자동차의 머플러같은 장치를 이용, 압력과 소음을 줄이는 「공기조절 및 실내압력조절시스템」을 장착하게 된다.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 차량연구실 최강윤박사는 『2002년 11월말까지 동력차와 동력객차 각 2대씩과 객차 16대를 시제품으로 개발할 예정』이라며 『2,3년 시험운행을 한 후 상업용을 만들게 된다』고 밝혔다. 〈김병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