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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대표 회견 안팎]넘치는 자신감…마치 「대선유세」

입력 | 1997-04-08 20:08:00


李會昌(이회창)신한국당대표위원의 8일 기자회견은 우선 형식부터 「파격적(破格的)」이었다. 전임자들은 통상 대표실에서 취임 한달을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그러나 이대표는 이날 미리 인쇄된 회견문을 배포한 뒤 기자실에서 회견을 가졌다. 회견문 작성과정에서도 청와대측과 거의 협의가 없었다는 후문이다. 이대표의 회견내용 중 주목할만한 대목은 없었다. 그러나 이대표는 상당한 자심감을 보였다. 각종 현안에 대한 그의 언급 가운데는 확신에 찬 「단정(斷定)」이 많았다. 이대표가 회견문에서 『대통령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해서 졸속으로 무리한 정책을 추진하지 않겠다. 행정부와 함께 경제난국 타개와 21세기에 대비한 3개년 실천전략을 마련하겠다』는 대목도 과거 여당대표의 통상적인 발언수위를 뛰어넘는다. 마치 대선공약처럼 느껴지는 구호성 정책도 여러가지 내놓았다. 「사교육비와의 전쟁」 「2000년까지 한민족 대약진을 위한 국민의식개혁기간 선포」 「권력의 시대는 가야 하고 사람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 「한강의 기적은 끝나지 않았다」는 등의 대목이었다. 이대표는 또 일문일답에서 『집권당 대표로서 정부의 곁에서 협의하고 지도하고 때로는 감시하겠다』며 「당우위」의 국정운영을 힘주어 강조했다. 다만 金賢哲(김현철)씨 문제에 대해서만 『「법의 원칙과 순리대로」가 기본입장이다. 그러나 한보문제로 민생문제에 대한 관심이 약해진다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약간 유보적 태도를 취했다. 이대표는 7일밤 회견문 확정 과정에서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한 두 대목을 삭제했다. 그러나 하얀 잉크로 완전히 보이지 않게 지울 경우 혹시 청와대측 뜻에 따라 현철씨 관련내용을 삭제했다는 오해를 사지 않을까 우려해 판독이 가능할만큼만 지웠다. 『정부주도 경제운용의 폐해와 일관성이 결여된 정책대응으로 우리 경제의 앞날에 빨간 불이 예고된 지 오래입니다』 『유감스럽게도 이제까지 정부는 분명한 원칙에 입각한 새로운 경제운용기조를 확립하지 못하고 당면한 경제상황에 임기응변식의 대응으로 일관해 왔습니다』는 대목이 삭제된 부분이다. 〈임채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