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식품업체인 S사는 금융대란에 대비, 현금이 필요할 때 언제든 찾을 수 있게 요구불예금으로 보유하고 있던 50억원을 최근 은행의 1개월만기 금융상품에 예치했다. 자금이 당장 필요하지는 않았지만 「4월 금융대란설」이 확산되자 미리 50억원을 대출받아뒀으나 이달초 자금시장이 안정돼가자 이렇게 마음을 바꿨다. 8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대란에 대비해 여유자금을 확보해두었던 기업들이 S사처럼 다시 은행이나 제2금융권 단기금융상품에 예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2,3월의 경우 운전자금사정이 나빠진데다 이같은 가수요까지 겹쳐 기업대출이 큰 폭으로 늘었으나 이달 들어 자금가수요가 진정기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들어 지난달 20일까지 은행의 원화대출금은 총 6조1천4백53억원으로 작년 1∼3월의 5배가 넘으며 이중 88.5%가 기업대출이라고 밝혔다. 삼성그룹 한 계열사의 자금부장은 『지난달 부도설이 확산되면서 꽁꽁 얼어붙었던 제2금융권의 대출창구도 점차 풀리고있다』면서 『대형 부도만 없다면 이달에 금융시장이 크게 들먹거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금시장이 안정을 되찾음에 따라 금리도하향안정세를보여지난달 24일 연 13.00%까지 치솟았던 3년짜리 회사채 수익률은 이달 들어 연 12.48∼12.55%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최근 국제금리가 상승세를 보임에 따라 국내 금융기관들의 해외자금차입이 더 어려워지는 등 자금시장이 완전히 안정권에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대표적인 국제금리지표인 3개월물 런던은행간금리(LIBOR)는 지난달 18일까지만 해도 연리 5.5%대를 유지했으나 미국 연방준비이사회가 지난달 25일 재할인율을 0.25%포인트 올림에 따라 지난 5일에는 연 5.8125%로 크게 높아졌다. 〈천광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