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시작 3년만에 자본금 18억원. 올해 예상 매출액 80억원. 코스닥(KOSDAQ)등록을 위한 주식 입찰경쟁률 4백48.6대1로 역대 3위 기록」. 인트라넷업체인 웹인터내셔널(대표 윤석민)의 성적표는 화려하다. 누구보다 짧은 기간에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 지난 94년 2월 친구 5명이 「사업」을 시작했다. 자본금이래야 신용카드 2장으로 빌린 1천만원이 고작. 우선 컴퓨터 2대 프린터 1대 팩스 1대를 구입했다. 목돈이 없어 사무실은 월세로 빌렸다. 온라인 게임 제작과 네트워크 컨설팅을 주로 했다. 이미 고등학교 시절부터 쌓아온 게임 제작 실력으로 발표하는 게임마다 계속 인기를 끌었다. 돈도 조금씩 불어났다. 사업의 전환점이 된 것은 지난 95년. 윤석민사장은 인터넷으로 전산망을 구축하는 인트라넷에 주목했다. 인터넷이 널리 보급된 데다 비용이 적게 든다는 아이템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인기를 끌 것 같았다. 즉시 웹과 데이터베이스(DB)를 연결시키는 기술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불과 1년만에 「인트라오피스」를 발표했다. 이 제품은 예상대로 시장에서 히트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을 40억원으로 올려 놓았다.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꼭 두배 늘려 잡았다. 현재의 직원 62명 대부분이 서울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출신으로 탄탄한 기술력을 자랑한다. 여기에 시류를 잘 읽는 사업 감각과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이 회사를 지금의 자리로 끌어올린 것이다. 〈홍석민 기자〉 ▼ 윤석민사장 『벤처사업은 결국 「사람싸움」』 ▼ 윤석민사장(31). 사람들은 그를 「호인」으로 추켜세우기도 하고 「악인」으로 폄하하기도 한다. 인생의 목표가 「돈과 여자」라고 스스럼없이 말하는 그의 지나친 솔직함 때문일지 모른다. 하지만 묘하게도 그가 사업가로 성공할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돈은 잘 벌거라는 얘기다. 그는 만나는 사람마다 90도에 가까운 각도로 깍듯이 인사를 한다.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믿음 때문이다. 『비즈니스맨은 「구슬을 꿰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의 기술과 재능을 잘 엮어내야 한다는 얘기다. 윤사장 자신은 스스로를 「엉터리 기술자」라고 소개했다. 능력이 뛰어났다면 아직까지 평범한 엔지니어로 남아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컴퓨터를 전공했지만 사업이 체질에 맞다는 얘기다. 지난해 웹인터내셔널은 대기업처럼 대학에 사원모집 포스터를 붙였다. 라디오에 20초짜리 회사 이미지 광고를 하고 제품발표회를 가상공간에서 벌이기도 했다. 그는 「아이디어맨」이다. 각종 시사잡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게 취미다.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