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값의 거품이 빠지고 있다. 10여년전 PC가 등장할 때부터 줄곧 가격이 떨어졌지만 요즘의 하락세는 예측불허다. 『PC 가격은 90년 이후 매년 20% 정도 떨어지는 추세였는데 지난해말부터 최근까지 4개월만에 40% 이상 하락했다』고 컴퓨터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한다. 가장 큰폭으로 떨어지고 있는 모델은 펜티엄 1백33㎒, 1백50㎒급 두가지 모델. 1백66㎒, 2백㎒급의 상위기종으로 무게중심이 옮아가면서 나타나는 당연한 현상이라고 일부에서는 분석한다. 1백33㎒급 펜티엄 PC값이 40%이상 하락한 반면 1백66㎒과 2백㎒급 PC는 15%정도 떨어졌다. 1백33㎒급 제품값이 3배이상 빠르게 떨어졌다. 경기침체에 따라 유통시장이 위축, 덤핑처리되는 PC가 많아졌기 때문에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값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지난 2월 컴퓨터유통업체들의 연쇄부도 이후 창고에 쌓여있던 재고품이 덤핑처리되면서 조립PC의 가격까지 더불어 급락시켰다는 것. 『멀티미디어 PC 한대 가격은 중앙처리장치(CPU)속도와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용산전자상가의 어느 조립PC매장 관계자는 펜티엄 1백33㎒모델은 1백30만원, 1백50㎒제품은 1백50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고 말한다. 지난 연말만 해도 1백33㎒ PC한대를 조립하는데는 2백만원정도가 들었다. 한국IPC의 구형 모델인 펜티엄1백33㎒ 「헬리우스」는 용산 등 전자상가에서 1백만원선까지 떨어지면서 1백33㎒급 PC가격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또 최근들어 한국팩커드벨NEC의 1백33㎒급 「플라티눔45AP」도 올해초 소비자가가 2백만원이었던 제품이 1백30만원이다. 집(Zip)드라이브가 들어있는 고급형(모델 플라티눔50)제품도 1백50만원이면 살 수 있다. 대기업 PC도 예외가 아니다. 대기업 직영대리점에서 △8배속 CD롬드라이브 △33.6모뎀 △사운드카드를 갖춘 1백33㎒급 PC의 실제 판매가격은 1백60만∼1백70만원. 지난해말 2백50만∼2백60만원을 줘야 같은 제품을 구입할 수 있었다. 3백만원이 넘던 펜티엄 노트북PC는 2백만원대로 내려갔다. 1백㎒에서 1백33㎒, 1백50㎒로 성능은 좋아졌지만 가격은 떨어진 것이다. LG―IBM의 최신기종인 1백33㎒ 「싱크패드560」은 지난해말 3백20만원 넘게 줘야 하던 것이 2백50만원선으로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6배속CD롬드라이브가 있는 1백50㎒급 노트북PC를 대학생용으로 제작, 일반제품과 구별되도록 제품 색상을 달리해 「아카데미 센서」라는 이름으로 대학가에 2백3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 제품과 사양이 같은 삼성전자 제품의 소비자가격은 4백20만원대. 현재 용산상가에서는 현금 일시불로 3백50만원 안팎에 살 수 있게 됐다. 〈정영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