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泰守 리스트」에 오른 정치인에 대한 검찰수사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정치권은 또 한차례 격랑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검찰이 韓寶청문회에서 한보의 鄭泰守(정태수)총회장과 金鍾國(김종국)前재정본부장의 「입」을 통해 정치자금을 제공받은 것으로 확인된 정치인 7∼8명을 이번주중 우선 소환하고, 돈을 받은 혐의가 짙은 나머지 정치인 10여명에 대해서도 조만간 조사를 벌인다는 방침을 세웠기 때문이다. 더욱이 리스트에 오른 정치인들중 일부는 韓寶로부터의 정치자금 수수사실에 대한 본인들의 완강한 부인에도 불구, 대가성 등 범죄혐의가 포착돼 사법처리를 면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약 이들중 일부가 사법처리된다면 정치권에 닥칠 波高는 쉽게 짐작이 간다. 신한국당 金德龍(김덕룡) 金正秀(김정수) 朴鍾雄(박종웅) 朴成範(박성범) 국민회의 金相賢(김상현) 張在植(장재식) 자민련 金龍煥(김용환)의원 文正秀(문정수)부산시장 등 검찰의 1차소환대상에 포함된 인사들의 면면만 봐도 그렇다. 검찰은 나아가 이번 청문회에서 산업은행과 조항은행 등에 대출압력을 행사한 사실이 일부 확인된 李錫采(이석채) 韓利憲(한이헌)前청와대경제수석도 재소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沈在淪(심재륜) 대검중수부장은 9일 『수사 및 청문회 과정에서 금품 수수사실이 확인된 정치인들이 우선 소환대상이 될 것』이라며 『국민적 의혹의 표적이 돼있는 소위 「鄭泰守리스트」에 오른 정치인들은 모두 소환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사태가 이렇게 급박하게 돌아가자 해당 정치인들은 물론이고 與野 각당지도부는 이번 사태가 몰고올 정치적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초긴장사태에 빠져드는 모습이다. 특히 신한국당은 소환대상 정치인들 대부분이 與黨출신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더욱이 1차 소환대상에는 민주계 대권주자인 金德龍(김덕룡)의원이 포함돼 있고, 소환대상에는 빠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崔炯佑(최형우)고문도 「리스트」에 오른 인사로 일부 언론에 보도된바 있다. 이 때문에 민주계는 초조함과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9일과 10일 연이틀 동안 중진들은 중진대로, 초재선은 초재선대로 잇단 대책모임을 가졌다. 金德龍(김덕룡) 徐錫宰(서석재) 金正秀(김정수)의원은 9일낮 서울대병원으로 崔炯佑(최형우)고문을 문병한뒤 오찬을 함께하며 향후 대책과 민주계의 진로에 대해 숙의했다고 한다. 모임에서는 민주계를 고사시키려는 음모가 진행중일수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초강수」의 대응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데 뜻을 모았다는 후문이다. 조만간 민주계 의원 대다수가 참여하는 모임을 갖자는데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金德龍(김덕룡)의원의 한 측근은 『누군가 음모를 꾸미고 있으며, 사건의 본질이 왜곡되고 있다』면서 『30여년간 정도를 걸어왔다고 자부하는 만큼 진실을 가리고 은폐하기 위해 샛길로 빠지는 것을 용납치 않을 것』이라고 강경입장을 밝혔다. 野圈도 긴장된 분위기는 마찬가지다. 국민회의는 검찰이 金相賢(김상현)의원을 소환키로하는 등 본격적인 정치인 수사에 들어가려는 것은 「韓寶몸체」를 찾으려는 청문회의 초점흐리기가 아니냐는 시각에서 접근하고 있다. 오는 25일로 예정된 金賢哲(김현철)씨 청문회를 앞두고 국민의 관심을 「떡값」을 받은 의원쪽으로 돌려 金賢哲(김현철)씨를 보호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것. 金相賢(김상현)의장은 이날오전 여의도 모처에서 金宗培(김종배) 朴正勳(박정훈)의원등 측근의원들과 검찰소환에 대비한 대책을 논의했으며,여전히 자신은 「鄭泰守리스트」와 무관함을 강조했다. 그러나 黨일각에서는 「鄭泰守리스트」에 쏠린 국민적 관심을 의식한 듯 『국회의원도 문제가 있다면 당연히 법대로 처벌을 받아야 할 것』(趙世衡총재권한대행)이라는 기류도 엄존하고 있다. 자민련은 金鍾泌(김종필)총재의 최측근인 金龍煥(김용환)총장을 소환키로 한 것은 大選을 앞두고 자민련을 흔들기 위한 「음모」로 규정, 간부회의 등을 열어 강력 대응키로 의견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