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특혜대출의 배후를 캐기위한 검찰수사가 정치권과 검찰내부의 반대에 부닥쳐 답보상태에 빠져있다. 대검중앙수사부는 재수사에 착수한뒤 한보그룹에 무리한 대출을 해준 金時衡(김시형)산업은행총재 등 일부은행장과 이들에게 대출압력을 넣은 韓利憲(한이헌)전청와대경제수석 등에 대한 형사처벌에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검찰은 『한보에 5조원이 넘게 부당대출해주었다면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며 『비록 한보에 대출을 해주면서 돈을 받지 않았더라도 규정을 어긴 사실이 드러나면 업무상배임혐의로 형사처벌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이에 따라 검찰은 그동안 산업은행총재 등 일부 은행장을 업무상배임혐의로 처벌하기 위해 은행감독원과 해당은행 임직원, 한보관계자 등 70여명을 소환조사했다. 그 결과 김산은총재가 실무진의 반대를 무시하고 대출을 강행했다는 관련직원들의 진술을 받아내는 등 수사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 검찰은 한보에 무리한 대출을 해준 은행장에게 업무상배임혐의를 적용할 경우 이들에게 대출압력을 넣은 한이헌 李錫采(이석채)전청와대경제수석 등을 직권남용이나 업무상배임의 공범으로 처벌하기가 어렵지 않다는 자세였다. 검찰은 당초 이번주부터 김산은총재 등 은행장 2,3명과 한,이 전수석 등을 차례로 소환조사할 방침이었다. 한 전수석은 산업은행에 압력을 넣어 2천7백억원을, 이 전수석은 조흥은행에 압력을 넣어 2천2백억원을 대출토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정치권은 물론 검찰내부에서조차 정치적 상황과 경제적 어려움 등을 들어 은행장의 추가처벌 등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수사팀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에 빠져있다. 수사팀의 한 관계자는 『은행장을 추가 처벌할 경우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를 더욱 망칠 수 있다는 논리때문에 수사에 어려움이 많다』며 『은행장에 대한 수사를 매듭짓지 못해 金賢哲(김현철)씨 비리의혹사건 등 다른 중요사안에 대한 수사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장을 추가처벌하려는 수사팀의 의지가 관철되지 못하면 한보특혜대출의 배후수사는 1차수사결과에서 한걸음도 더 나가지 못하게 될 것으로 수사팀은 우려하고 있다. 〈양기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