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간의 일정으로 어제 개막된 제97차 국제의회연맹(IPU) 서울총회는 세계각국 의회인(議會人)들이 지난 한 세기를 되돌아 보며 새로운 세기의 우호 협력관계를 모색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특히 이들은 유일하게 남은 냉전지역인 한반도의 실상을 직접 보며 안전보장문제를 논의하고 있다는 점에서 성과가 주목된다. 한반도의 안정이 세계평화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음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지금 북한은 국가적인 조건을 급속히 상실해 붕괴론까지 나오고 있다. 각국 대표들은 북한의 이러한 상황에 유의하여 이번 총회가 한반도 안보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해주었으면 한다. 총회는 한반도외에도 세계도처의 분쟁지역문제와 환경 여성 교육 과학 등 다방면의 토의를 하고 있다. 국제적 현안인 대만 핵폐기물의 북한 반입저지문제도 폐회식 결의안으로 채택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있기 바란다. 한반도문제의 한쪽 당사자인 북한이 이런 의미있는 자리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유감이다. 미국도 그쪽 의회사정으로 대표단을 보내지 않았다. 한반도 안보에 직접 관련을 가진 이들 나라가 「정치인들의 유엔」「세계인의 의회」로 불리는 이 총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1백20여개국의 의회 및 20여개 국제기구 대표단 1천3백여명이 참석하고 있는 이번 총회는 우리의 성숙한 민주사회상을 세계에 과시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난 83년에 이어 두번째 총회주최국인 우리로서는 한보사태 등으로 오염된 국회모습을 세계 의회인들에게 보여주어 부끄럽다. 진지하고 활기찬 토론으로 큰 성과를 거두는 총회가 되기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