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르 반군이 제2의 도시인 루붐바를 함락하고 미국이 모부투 세세 세코대통령 정부에 대한 지지를 공식 철회, 32년간 계속돼온 모부투 독재정권이 몰락 위기를 맞고 있다. 자이르 반군은 9일 총공세를 펴 정부군을 격퇴하고 루붐바를 점령, 수도 킨샤사를 제외한 자이르의 주요 도시를 장악하는데 성공했다. 반군 지도자 로랑 카빌라는 10일 『모부투 대통령이 사임하고 낙향하는 문제를 결정할 수 있도록 3일간의 시간을 주겠다』며 『그동안 군사 진격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미국은 임시정부 구성과 민주적 선거실시를 위해 모부투가 사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마이클 매커리 백악관 대변인은 『모부투 정권은 이제 과거가 됐다』고 말했고 니컬러스 번스 국무부 대변인도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모부투의 사임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모부투는 에티엔 시세케디 총리를 임명 1주일만에 전격 해임하고 후임에 리쿨랴 볼롱고 육군참모총장을 지명하는 등 정권 유지를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지난 65년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장악한 모부투는 장기간 자이르를 철권통치해 왔으나 투치족과 후투족의 종족분쟁에 휘말려 몰락을 맞게 됐다. 〈킨샤사·워싱턴AFP련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