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1시46분께 서울 마포구 공덕동 461 공덕동로터리 지하철6호선 6공구 공사장에서 도로굴착 작업을 하던 굴착기(기사 김정준.29.서울 광진구중곡동)가 지하 4m 깊이에 매설된 3백50㎜ 도시가스관을 깨뜨려 누출된 가스에 불꽃이 붙으면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굴착기 1대가 전소됐고 8천1백여선의 일반 통신회선과 신촌-원효전화국을 연결하는 2만8천6백여선 용량의 광케이블 1개 등이 일부 불에 타 마포구 신수동, 노고산동, 염리동 등에 거주하는 4천3백여 가입자의 전화가 불통돼 큰 혼란이 빚어졌다. 그러나 사고가 난 공사현장에 차단줄이 쳐진 상태에서 공사가 진행됐고 사고즉시 굴착기기사 金씨 등 공사인부와 행인 및 차량이 긴급히 대피,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사고현장에서 1백여m 떨어진 풍림빌딩 16층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李지황씨(32.리젠코리아 대표)는 "갑자기 비행기 엔진소리 같은 굉음이 들려 밖을 내다보니 `쾅'하는 소리와 함께 불기둥이 지상 30여m까지 치솟았고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고말했다. 서울시소방본부는 사고가 나자 소방차 및 중화학차 등 1백82대와 소방관 5백50명을 동원, 진화작업에 나섰으나 처음에는 불길에 너무 거세 진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으며 한국가스안전공사 직원들이 출동, 도시가스관을 잠근 뒤 폭발사고 20여분만인 오후 2시8분께 진화를 마쳤다. 사고지점 부근을 통과하는 지하철 5호선을 담당하는 도시철도공사측은 사고에 따른 역내 가스 유입을 막기 위해 공덕역의 환기시설 가동을 중단하고 역구내에 대기중인 승객들을 대피시켰으며 1시간여동안 공덕역을 통과하는 전동차를 정차시키지 않고 운행했다. 또 한국통신은 오후 2시35분께 복구차량과 복구요원 11명을 투입, 사고후 1시간만인 오후 2시45분께 소실된 광케이블을 우회복구한 뒤 이 시간 현재 일반회선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현장접근이 어려워 복구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이번에 사고가 난 지점은 지난 94년 12월 70여명의 사상자를 낸 도시가스 폭발사고가 있었던 아현동에서 4백여m 떨어진 곳이다. 경찰은 일단 金씨가 도시가스관 위를 지나는 콘크리트 하수관을 철관으로 대체하기 위해 하수관 파쇄작업을 하던중 충격으로 도시가스관이 파손된 사실을 모르고 작업을 계속하다 누출된 가스에 마찰에 의한 스파크가 일어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金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중이다. 경찰은 특히 사고 가스관을 관리하는 서울도시가스, 시공사인 쌍용건설, 하청업체인 두영건설 관계자 등을 불러 관련법규에 따라 가스관 매설 위치를 제대로 확인한 뒤 공사가 진행됐는지 여부를 조사, 위법사실이 발견될 경우 관련자를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쌍용건설측은 굴착 작업을 하기전 서울도시가스측과 협의, 공사를 해도 좋다는 확인을 받았다면서 작업과정에서 가스관 매설위치가 도면상의 위치와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사고가 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불길이 잡힌 뒤에도 혹시 있을지 모르는 추가 폭발에 대비,공덕동로터리의 차량통행을 통제하고 차량을 우회시키다 사고지점에 잔류가스가 없다는 한국가스안전공사의 통고를 받고 오후 3시25분께 차량통행을 재개시켰다. 한편 공덕동로터리에서 1시간30분가량 차량통행이 전면 통제됨에 따라 마포대교 신촌 서울역일대 등에서 시작된 극심한 교통체증이 퇴근시간대까지 이어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