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가 무너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모두들 그 책임의 상당부분을 정치쪽으로 돌리고 있는 것 같다. 경제마저 정치논리로 침식되면서 경제위기를 자초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한보사태가 이를 대변한다. 우리 국회에는 아직도 여전한 풍경이 있다. 국익보다 당익을 우선하는 정쟁, 각종 이권과 청탁개입, 이에 따른 부정부패, 고함 삿대질 몸싸움의 실력대결, 주요사안의 날치기 통과 등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우리의 정치풍토는 왜 변함없이 이럴까. 요약하자면 사람보다 지연 혈연 등 자기 지역 사람 뽑아 득보려는 얄팍한 이기심으로 표를 찍기 때문이다. 그 결과 큰 득도 보지 못함은 물론이다. 나아가 지역이기주의가 판치면서 나라가 쪼개지고 국민은 분열되면서 나라 전체의 힘이 약해지는 엄청난 피해마저 보고 있다. 이 모두가 결국은 우리 탓인 셈이다. 지역감정이 이 나라 최대의 망국병임을 인식한 이상 지역위주 투표만은 이제 정말 청산하자. 48년 정부수립 이후 50년이나 해보고도 더 연습이 필요할 정도로 우리 국민은 우둔하지 않다. 국민이 안겨준 정부 통제의 큰 힘을 개인치부에나 이용하고 국민의 아픔이나 부담에 소홀한 잘못된 정치꾼들을 가려내자. 국민편에 서서 헌신할 명실상부한 선량을 가려내자. 이를 위한 현실적인 장치를 국민이 나서서 마련하자. 여기에는 국회활동을 TV를 통해 생중계하는 방법이 있다. 국회가 개회중일 때는 어떤 활동이든 TV를 통해 일반국민이 볼 수 있게 한다면 최선이다. 예컨대 월요일엔 KBS1, 화요일엔 KBS2, 수요일 MBC, 목요일 SBS 식으로 요일별로 TV채널을 안배할 수도 있겠다. 어떤 의원이, 어떤 지역대표가 삿대질과 고함을 일삼고 당리당략에 얽매여 억지를 부리는지, 어느 의원이 참다운 대변인인지를 가려낼 수 있게 해야 한다. 국민의 편에 서지 않고 공부하지 않는 국회의원들을 무대에서 하단시키는 최선의 방법이 아닐까. 드라마도 좋고 스포츠도 좋다. 그러나 망가지는 나라를 바로세우는 일보다 더 우선할 수야 없지 않겠는가. 지금이야말로 국민 모두가 일어나 잘못된 정치풍토를 바꾸겠다는 확고한 의지와 각오를 행동으로 보여야 할 순간이다. TV3사와 온국민이 손을 맞잡는다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7일부터 시작된 한보청문회가 좋은 기회다. 이를 계기로 국회의 TV 생중계를 일상화하자. 최상호(농협대 부학장·사회교육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