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의 깊은 관심 속에 한보 청문회가 진행되고 있으나 기대했던 바와 달라 대다수 국민들은 답답함과 실망만 안고 있다. 한보사태는 우리 나라의 정치 경제는 물론 도덕성까지 뒤흔들어 놓은 부패의 극치라 할 수 있다. 때문에 답변하는 증인도, 증인의 변호사도, 질문하는 국회의원들도 모두 우리나라 국민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 나라가 발전하려면 한보사태는 명확히 규명돼야 하므로 그들은 국민의 도리를 다하기 위해서라도 진실규명에 협조해야 한다. 그럼에도 국회의원들의 질문 수준은 기대 이하이고 심지어 야당의 공격에 여당의 물타기식 질문이 있는가 하면 서로 언쟁하느라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기도 한다. 증인은 「모른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확인할 수 없다」는 식으로 답변하는데 이는 그들의 변호사가 법망을 피하기 위해 시킨 것 같다고 하니 더욱 화가 난다. 진실규명에 의한 사법처리는 차후 문제다. 이런 식으로 국회 청문회에서 조차 진실을 밝혀내지 못한다면 청문회 무용론이 나올 판이다. 또 전국민에게 불신정서가 확산돼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부패의 원천을 밝히는 역사적 사건인 만큼 개인의 변명에 급급하지 말고 질문자나 증인이나 진실규명에 노력해야 하리라 본다. 이상규(경기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