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보청문회에서는 한보그룹 鄭泰守(정태수)총회장이 지난해 말경 자금사정이 악화하자 申光湜(신광식) 당시 제일은행장을 상대로 협박까지 한 사실이 확인됐다. 국민회의 李相洙(이상수)의원은 이날 『정씨가 당시 신전행장에게 「다 죽는 꼴 보겠느냐. 조금만 더 밀어주면 우리 둘다 벌떡 일어선다」며 추가자금지원을 요구했고 이에 대해 신전행장이 「이제 더는 안된다. 담보를 더 내놔라」고 거부해 고성이 오갔다는데 사실이냐』고 물었다. 신전행장은 이에 대해 『고성이 오간 것까지는 없고 일부는 내용이 맞지만 일부는 사실과 다르다』며 사실상 그러한 일이 있었음을 시인했다. 신전행장은 당시 자신이 협박을 받을 때 朴錫台(박석태)상무가 배석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신전행장이 밝힌 당시 정씨와 나눈 대화내용. △정씨〓신행장, 정말 이렇게 나올거요. 조금만 더 밀어주면 됩니다. 막판에 어쩌자는 거요. △신전행장〓해줄만큼 해주지 않았습니까. 우리 은행은 한계점에 왔으니 다른 은행에 가서 물어보십시오. △정씨〓아니 그럼 지금까지 해준 것을 이제와서 중단해도 돼요. 앞으로 담보를 다른 은행에만 주고 제일은행에는 안줘도 되겠습니까. 정씨의 말은 「후취담보」형식으로 거액을 빌려준 은행측에 공장이 완공될 경우 제일은행에는 담보를 주지않겠다는 것으로 나중에 대출금을 상환하는데 협조하지 않겠다는 사실상의 협박이었다. 담보를 더 내놓으라는 신전행장의 요구에 되레 돈을 내놓지 않으면 담보를 주지않겠다는 뻔뻔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신전행장은 검찰조사과정에서도 『지난 1월4일 정씨가 사무실에 찾아와 다짜고짜 돈을 내놓으라고 요구하면서 돈을 안줘서 부도가 나면 함께 죽는 수밖에 없다고 협박했었다』고 진술했다. 만일 부도가 나서 수사를 받게 되면 자신으로부터 4억원의 뇌물을 받은 신전행장의 비리를 불겠다는 암시를 했다는 것. 신전행장은 검찰에서 『당시 정씨의 협박에 「부도가 나서 내가 구속이 돼도 어쩔 수 없다」며 대출을 거부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