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같은 남자」 보리스 넴초프 제1부총리(38)가 마침내 「사정의 칼날」을 뽑았다.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0일 신임 제1부총리 넴초프의 건의를 받아들여 『공직자의 부정 부패 척결을 최우선 국정 과제로 삼겠다』며 반부패운동을 선언했다. 옐친은 이날 연방 공무원의 공식적 수입원을 상여금과 봉급으로 제한한데 이어 최단 시일내에 공직자 및 가족들의 재산 공개를 약속했다. 또 모든 정부조달은 경쟁입찰을 통하도록 했고 관용 외제 승용차의 공매를 재천명했다. 국가자금을 특정 시중은행들을 통해 배정하던 관례를 종식시키고 그 대신 연방준비제도를 이용함으로써 부정부패를 퇴치토록 했다.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러시아 사회의 뇌물 수수와 신흥재벌들의 권력 기생 행태에 철퇴가 내려진 것이다. 그동안 러시아에서는 관료 및 정 재계의 부패고리에 대한 깊은 불신과 함께 시정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누구도 실천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대통령선거 및 권력투쟁 과정에서 옐친대통령을 비롯한 최고 정책 결정권자들 자신이 부패라는 자양분을 먹고 자라났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옐친은 때묻지 않은 니제 노보고라드 주지사 넴초프를 발탁, 그의 높은 대중적 인기를 빌려 비로소 숙원사업이던 부패척결에 나서게 된 것이다. 이같은 의욕적인 활동덕분에 넴초프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도도 급상승, 지난 2일 전(全)러시아여론센터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넴초프 18.8%, 레베드 전국가안보회의서기 18.6%, 주가노프 공산당수 15%, 시장개혁주의자 야블린스키 14% 순으로 나타났다. 〈모스크바〓반병희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