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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청문회 신광식씨 증언초점]이석채씨 얼마나 개입했나

입력 | 1997-04-11 20:12:00


11일 한보청문회에서 여야의원들은 한보에 대한 구제금융과 부도처리과정에서 李錫采(이석채)전청와대경제수석의 개입문제를 줄기차게 파고들었으나 속시원한 증언을 끌어내지는 못했다. 신한국당 金學元(김학원)의원은 96년7월 4개은행이 한보에 각각 1천억원씩의 협조융자를 해줄 때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으나 申光湜(신광식)전제일은행장은 완강히 부인했다. 의원들은 지난 1월8일 1천4백33억원의 구제금융도 청와대에서 지시한 것이 아니냐고 몰아붙였으나 신전행장은 『채권은행장들의 결정』이라고 강변했다. 신한국당 朴柱千(박주천) 국민회의 金元吉(김원길)의원 등은 지난 7일 鄭泰守(정태수)한보총회장의 증언을 토대로 『이전수석이 지난 1월7일 청와대에서 정총회장에게 「증인을 만나면 대출해줄 것」이라고 얘기했는데 이는 증인과 이전수석간에 사전합의가 있었기 때문이 아니냐』며 추궁했다. 그러나 신전행장은 『당시 정총회장은 「청와대에 갔더니 주거래은행장과 상의하라고 말하더라」는 얘기만 했다. 이전수석은 지난 1월8일 딱 한번 만났다』고 이전수석의 개입을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신전행장은 당시 구제금융결정과정을 처음으로 소상히 설명했다.즉 지난 1월8일 오전9시 4개 채권은행장 긴급회의를 열어 『정총회장이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고 경영권을 은행에 넘기지 않으면 추가자금지원은 곤란하다』고 입장을 정리했다는 것. 신전행장은 이날 청와대로 들어가 이전수석에게 이를보고했다고밝혔다. 그러자 김원길의원이 당시 이전수석의 반응을 묻자 신전행장은 『이전수석은 가타부타 말이 없었으며 걱정만 했다. 왜 나한테 이런 것을 보고하느냐고 귀찮아하는 것 같았다』며 이전수석에게 혐의가 가는 말을 애써 피했다. 신전행장은 같은날 오후 조선호텔에서 정총회장을 만나 회의결과를 설명했으며 그러자 정총회장은 『공장이 완공돼 오늘중 담보로 제공하겠다. 또 감정결과 공장이 담보로 부족하면 주식을 내놓겠다』고 말해 그날 오후 다시 채권은행장회의를 열어 이를 수용키로 하고 1천4백33억원을 대출해주게 됐다고 밝혔다. 의원들은 『정총회장이 경영권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부도처리방침을 누가 결정했느냐』고 재차 따지자 신전행장은 『부도처리전날인 지난 1월22일 채권은행장회의에서 합의를 봤으며 이전수석도 전화통화에서 같은 얘기를 했다』며 『복합적 작용에 의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원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