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북고 3년생인 가수 이기찬. 잠실중 1년때부터 가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던 꿈이 바야흐로 이뤄지는 분위기를 피부로 느낀다. 두어달전 데뷔곡으로 선보인 발라드 「플리즈」가 드디어 상승세. 방송가요 순위프로의 10위권 이내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고 또래 여고생 팬들이 반말투로 쓴 팬레터도 하루가 멀다하고 수북하다. 『아직 멀었습니다. 내 꿈은 거창해요. 빌보드 차트에 오르는 것이거든요』 수줍음을 타지만 꿈을 말할 때는 눈이 커진다. 중 1년때 가수가 되려고 마음먹은 것도 스스로다. 고교때는 MBC 별밤 가족마을 뽐내기 대회에서 노래를 불러 대상을 받았고 그 뒤 현 프로덕션에서 오디션을 받았다. 합격과 동시에 가수의 길로 들어선 셈이다.》 고교 교사인 아버지를 비롯해 집안식구들의 반대가 심했다. 고민끝에 그는 3일 동안 집에 들어가지 않았다. 걱정돼 넌지시 집에 전화를 걸었더니 허락이 떨어졌다. 『우리 또래 중에 가수하려는 아이들이 많아요. 그중에는 구체적인 방법을 찾지 않고 「환상」에 젖어 해보려는 친구들도 적지 않고요. 「끼」와 재능을 전문가들에게 확인받을 수 있으면 부모님의 걱정을 덜 수 있는 길도 많아요. 나도 한때는 매우 성급했습니다』 그의 데뷔곡 「플리즈」는 리듬앤블루스의 매력적인 선율감을 세련되게 입힌 발라드다. 주위에서도 어린 나이답지 않게 풍부한 음량과 매끄러운 음색을 지녀 남자 발라드계의 재목감으로 인정하고 있다. 다만 노래에 감정을 싣는 것은 아직 익숙하지 못하다. 「플리즈」는 사랑을 소유로 착각했던 잘못된 생각을 후회하고 다시 돌아와 달라고 애원하는 내용이다. 풋사랑의 경험도 없다는 이기찬은 『무대에서 노래부를 때 객석의 함성보다 슬픈 영화의 장면을 먼저 떠올린다』고 말한다. 이기찬은 대중적 인기는 꿈을 이루기 위한 필요 조건의 하나로 여긴다. 마음먹은 대로 노래 인생을 꾸려 가고 빌보드 차트에 자리를 잡으려면 대중적 인기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꿈은 일종의 목표의식입니다. 냉정한 판단이 뒷받침된다면 일찍 「꿈의 길」로 들어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허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