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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들의 꿈]18세 사장 이상협군의 서울생활

입력 | 1997-04-15 09:32:00


평범한 고교생에서 작지만 하나의 기업을 경영하는 「사장」으로의 변신. 그러나 특별히 달라진 건 없다. 여전히 컴퓨터 곁에 붙어 산다. 단지 달라진 점이라면 삶의 공간이 바뀌었다는 것. 이제 두달째로 접어든 서울 생활. 결코 쉽지 않다는 느낌이다. 집은 대구, 직장은 서울. 처음 집을 떠나서인지 체감 거리는 실제보다 훨씬 멀다. 빨래를 들고 토요일 밤차로 내려가 월요일 새벽차로 올라온다. 혼자 올라왔기 때문에 아직 특별한 거처가 없다. 마포 사무실 한 구석에 야전침대를 놓고 혼자 잔다. 씻어야겠다 싶을 때나 편하게 자고 싶으면 방배동에 있는 친척집으로 향한다. 아직 「단벌신사」 생활이다. 졸업할 때 사입은 양복 한 벌로 두달째 버티고 있다. 똑같은 양복에 안경에…. 찍어놓은 사진마다 똑같아 보인다. 아무리 표정 연기를 해봐도 옷차림이 늘 같아 별 효과가 없다. 그래도 명색이 사장이라 양복을 입고 있어야 한다. 양복은 겉모습을 조금 더 나이들어 보이게 하는데에도 도움이 된다. 고등학교까지 교복을 입었기 때문에 양복이 오히려 편하게 느껴진다. 다행이다. 집을 떠난 후 하루세번 끼니를 찾아 먹는것도 만만찮은 「일」이다. 늘 바쁘다. 가끔 직원 형님 다섯분 회식도 시켜줘야 한다. 신경써야 할 것도 많다. 프로그래밍 작업은 늘 새벽까지 이어진다. 야전침대에 누워 잠깐 눈을 붙였다가 다른 직원 출근하는 소리에 잠을 깨는 생활이 되풀이된다. 「정오까지는 일어난다」는 규칙을 혼자 정해 놓고 지키고 있다. 〈홍석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