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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제철소 16일 기업설명회…『한보 사세요』

입력 | 1997-04-15 20:00:00


『한보철강 당진제철소는 이제 부도이전의 수준으로 완전 정상화했습니다. 부디 한번 오셔서 현장을 둘러보신 뒤 우리회사 좀 사 주십시오』 한보철강이 16일 30대 그룹과 철강 건설 금융기관 등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가지면서 본격 세일즈에 나선다. 이번 행사는 한보철강이 완공전 조기매각을 위해 스스로를 시장에 내놓는 첫 절차. 이를 계기로 한보철강의 제삼자 인수문제가 공론화하고 관심있는 업체간에 물밑 저울질이 빠르게 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한보철강 관계자는 『관심있는 기업들이 찾아와 한보철강의 설비현황과 장래성을 직접 판단하라는 취지에서 마련한 것』이라며 『인수가능 업체들뿐 아니라 타기업의 인수의향을 타진해보려는 기업들도 대거 참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보철강이 30대그룹 등에 행사공문을 보낸 후 롯데 동아 쌍용 아남 한라 등 주요 그룹과 철강 건설업계의 임원 및 금융기관 관계자들이 참가할 뜻을 비췄다. 그러나 정작 인수 가능성이 있는 기업중에서는 현대그룹만이 계열사인 인천제철의 상무급을 참가시키겠다는 의사를 밝혀 결국 한보매각과정이 현대의 「단독무대」가 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없지 않다. 한때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LG그룹측은 『한보인수에 눈을 돌릴 여력이 없다』며 불참을 통보했고 삼성그룹도 그룹차원에서는 참가하지 않고 설비투자로 한보에 거액이 물려있는 삼성중공업의 임원만 참가시키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현대그룹도 15일 오전까지 참가여부를 확정하지 못하다가 「동종업계에 대한 현장시찰」 명목을 붙여 인천제철의 상무급을 참가시키기로 뒤늦게 결정했다. 현대측은 그동안 한보 제삼자매각 방침 결정을 전후로 일관제철사업 진출의지를 다시 표명하면서 한보인수와 연계해 제철사업에 진출하는 방안과 독자진출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 현대측은 『한보철강의 코렉스설비는 채산성이 맞지 않아 정부가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지 않는 한 인수할 생각이 없다』며 『이달중 제철사업에 관한 방침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철강업계에서는 이번 한보 기업설명회를 계기로 현대 등 인수가능업체들의 움직임이 구체화하고 이와 관련, 채권은행단측의 인수조건과 현대의 일관제철사업 진출에 대한 정부측 입장이 정리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영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