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타이거 우즈 열풍」이 몰아치고 있다. 14일 뉴욕 타임스지를 비롯한 모든 신문들은 우즈의 마스터스대회 우승소식을 1면 머릿기사로 다루었고 CNN은 우승 순간을 하루종일 방영했으며 미국인들은 직장과 거리에서 끊임없이 우즈 얘기를 했다. 심지어 국무부 브리핑에서도 우즈가 화제였다. 니컬러스 번스 대변인은 시사주간 타임지가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과 우즈를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25인에 포함시키고 표지인물로 등장시킨데 대해 『장관도 그의 열렬한 팬으로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했다』고 언급했다. 내셔널 프레스 빌딩에서 만난 한 미국인 기자(47)는 『우리 미국을 떠받치고 있는 가능성에 대한 믿음과 희망, 바로 「아메리칸 드림」의 실체를 그가 새삼스럽게 일깨워줬다』고 말했다. 그는 우승이 확정되면서 우즈가 아버지를 부둥켜 안고 눈물 흘리는 것을 보고 자신도 아내와 함께 눈시울을 붉혔다고 털어놓았다. 월남전 참전용사인 흑인 아버지와 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우즈. 그가 자신의 재능과 노력에 의해 「하루아침에」 명성과 부를 쟁취, 미국은 살 맛 나는 세상이라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다시 한번 인식시켰다는 것이다. 미국인들은 우즈가 인종의 벽을 허무는데도 기여했다고 평가한다. 그가 우승한 오거스타 골프장은 불과 7년전만 해도 흑인이 멤버십을 가질 수 없었던 곳이다. 지난 75년 흑인으로서 처음으로 마스터스대회에 출전했던 리 엘더는 우즈의 우승장면을 지켜 보면서 『오늘 이후 누구도 여기서 플레이하는 흑인들을 고깝게 여기지 못할 것』이라며 감격스러워 했다. 〈워싱턴〓이재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