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오후 서울시내 한 전철역에 설치된 현금인출기에서 잔액조회를 했다. 다음날 은행에 들러 인출하려 하자 어처구니 없는 일이 생겼다. 전날 잔액조회때 몇십만원이 있었는데 3천50원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밤에 인출하지도 않았고 카드나 통장을 분실하지도 않았다. 은행에서 사정을 이야기한 후 명세서를 보니 그 전철역에서 잔액조회를 한 뒤 바로 30만원이 인출됐다고 한다. 기계 설치회사에 전화했더니 사용을 잘못했거나 카드를 분실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당시의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더니 그 과정에서 당한 듯하다고 했다. 그날 잔액조회를 하고 돌아서는데 20대 남자가 다가와 『아줌마 왜 영수증을 안받아가세요. 카드를 다시 넣고 받아가세요』 했다. 잔액조회의 경우 영수증이 안나온다는 것을 알면서도 무심코 카드를 넣었다가 되받았다. 곧 그 사람이 인출기 앞에 다가서는 모습을 보고 그자리를 떴다. 회사측 설명에 따르면 그 기계는 은행 인출기와 달리 카드를 넣으면 바로 인식하고 카드를 내보낸 뒤 프로그램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한심스러운 것은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나니 개개인이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기계의 미비점을 개선하거나 사용법을 제대로 안내하지 않고 이용자에게만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본다. 김금열(경기 성남시 수정구 무진2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