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한보청문회에 신한국당 黃秉泰(황병태) 鄭在哲(정재철)의원과 국민회의 權魯甲(권노갑)의원 등이 증인으로 나오자 한보특위 소속 여야의원들은 각각 자당소속 증인들의 「방패」 역할을 하기에 바빴다. 특히 신한국당 의원들은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으며 주중대사와 국회재경위원장을 지낸 황의원을, 국민회의 의원들은 金大中(김대중)총재의 「분신」으로 알려진 권의원을 집중적으로 감싸 청문회장 주변에서 『이게 무슨 청문회냐』라는 야유가 터져 나왔다. 신한국당 金文洙(김문수)의원은 『황의원이 96년 10월 金時衡(김시형)산업은행총재에게 전화를 걸어 알아보지 않았더라도 어차피 한보에 대한 대출이 이루어지기로 돼 있었다는 거죠』라고 질문, 황의원이 대출압력을 행사하지 않았다는 대답을 유도했다. 김의원이 이어 『이 자리를 빌려 국민에게 할 말이 있다면 해보라』고 묻자 황의원은 기다렸다는 듯이 『문경 예천 지역구민들이 저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는 연판장에 10만명이나 서명한 데 몸둘 바를 모르겠다』고 정치성 발언을 했다. 金學元(김학원)의원은 신문에 앞서 『증인을 신문하게 돼서 매우 유감이다. 증인의 뛰어난 두뇌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특히 3당합당이라는 역사적 사건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한 분』이라며 아부성발언을 했다. 권노갑 증인에 대한 국민회의 의원들의 신문도 난형난제(難兄難弟)였다. 金景梓(김경재)의원은 『한보사건 후 다른 정치인은 모두 잠자코 있는데 유독 증인만이 솔직히 털어놔 손해봤다는 느낌을 받은 적은 없는가』라며 권의원의 솔직성을 부각시키려고 애썼다. 趙舜衡(조순형)의원도 『증인같은 분이 있어서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살아 있고 야당도 존속할 수 있었다』고 추켜 올렸다. 이어 李相洙(이상수)의원이 『나는 김대중총재로부터 정치자금에 대한 세가지 얘기를 들었다. 「첫째 조건이 있는 돈을 받지 말라, 둘째 받은 돈의 조건에 얽매이지 말라, 셋째 받았으면 혼자쓰지 말고 나눠쓰라」는 것이었다. 증인은 이 신조에 위배되는 일을 한 적이 있는가』라고 질문하자 권의원은 『바로 그게 나의 신조』라고 대답, 주변의 실소를 자아내게 했다. 〈박제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