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수 시장
「鄭泰守(정태수)리스트」에 올라 있는 정치인들의 소환조사가 중반에 접어들면서 한보그룹 정총회장의 정치인들에 대한 로비행태와 돈의 성격에 관한 전체적인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검찰이 리스트에 오른 정치인 33명 중 16일 현재까지 소환조사한 인원은 모두 19명. 이중 현역의원은 13명으로 신한국당 9명, 국민회의 2명, 자민련과 민주당이 각각 1명이다. 전직의원은 신한국당 지구당위원장 2명, 전민주당 의원 2명, 무소속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이 각각 1명 등 모두 6명. 이들을 출신지역별로 보면 文正秀(문정수)부산시장과 河舜鳳(하순봉) 金正秀(김정수) 盧基太(노기태) 朴鍾雄(박종웅) 羅午淵(나오연)의원 등 이른바 PK(부산 경남)지역 출신이 6명으로 가장 많다. 자민련 사무총장 金龍煥(김용환·충남 보령)의원과 金漢坤(김한곤)전충남지사 등 당진제철소가 있는 충남출신도 2명이나 됐다. 평소 알고 지내던 정총회장의 고향(경남 진주)출신 정치인들을 주축으로 비호세력을 구축하되 제철소 인허가 등 특정사안에 대해 줄을 대기 위해 제철소 주변의 정치인들에게도 손을 뻗친 것으로 분석된다. 金潤煥(김윤환) 金德龍(김덕룡) 金相賢(김상현) 김용환의원 등 여야 3당의 실세들에게 돈을 준 것은 이들이 소속정당에 끼치는 영향력을 계산한 것으로 보인다. 조사를 받은 현역의원 13명 중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소속의원은 盧承禹(노승우) 李重載(이중재) 김상현 김정수 나오연의원 등 5명이다. 이들은 은행대출에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제철소 인허가 과정에 직접 개입할 수 있는 건설교통위 통상산업위 소속 의원도 金琫鎬(김봉호) 노기태의원과 金玉川(김옥천)전의원 등 3명이다. 결국 정총회장은 제철소 인허가나 대출압력 등 각종 대가를 바라고 정치인들을 선별한 뒤 뇌물성 자금을 뿌렸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물론 돈을 준 정총회장이나 돈을 받은 정치인 대부분이 순수한 정치자금이나 후원금이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돈을 건넨 시점이 총선 전후나 국정감사 직전이라는 점도 그런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대부분의 의원들은 총선직전 3천만∼5천만원을 받았다. 의원들이 가장 절실하게 돈이 필요한 시점에 돈을 건넨 것이다. 야당의원들의 경우 대부분 국감 직전 돈을 건넨 것으로 드러나 국감을 무마할 목적으로 돈을 줬을 가능성이 크다. 한편 金鍾國(김종국)전한보그룹재정본부장은 가장 많은 6명, 李龍男(이용남)전한보철강사장은 5명, 정총회장은 4명, 잠적한 朴承圭(박승규)한보문화재단이사장은 1명에게 각각 돈을 전달해 한보그룹의 로비는 이들 「4인」에 의해 주도된 것으로 밝혀졌다. 〈하종대기자〉